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하라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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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미국 UC버클리 정치학과 졸업·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존경하는 학자 중에 새뮤얼 헌팅턴이란 사람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석좌교수이자 미국 정치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으로 특히 유명하다. 몇 년 전 작고한 그 분의 저서 중에 ‘문화가 중요하다’라는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20여명이나 되는 학자들이 쓴 짧은 글을 묶어 놓은 것이라 그분의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책의 서문에서 헌팅턴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세계 여러 나라의 자료를 수집하던 중 한국과 가나의 1960년대 후반 상황이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두 나라는 비슷한 시기에 독립했으며 국토면적도 22만㎢로 흡사했고 인구도 2500만 명 정도로 거의 같았으며 국민의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사실도 비슷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90년대 후반 한국은 소득이 16배나 증가하여 세계적으로 성공한 나라가 된 반면 아프리카의 가나는 아직도 그 옛날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냈을까. 그는 여기에 대한 이유로써 문화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은 검약하고 투자했으며 열심히 일하고 교육과 조직 그리고 단련 등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헌팅턴 교수의 책은 2001년 후반에 나왔다. 그후 다시 12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위상은 어떠할까. 한국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선진국이 되었다. 20-50클럽이란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인 나라 중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나라들만을 지칭하는 용어다. 인구 대국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나라라는 뜻이다.

여기서 더욱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즉 당분간은 이 20-50 클럽에 가입하는 나라가 나오지 못하리라는 점이다. 인구 대국이라는 중국은 아직 1인당 소득이 5000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13억이 넘는 인구 모두를 2만달러로 끌어올리기는 참으로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도(1500달러)는 더더욱 요원하다. 호주(2400만 명)와 캐나다(3500만 명)는 소득은 높지만 인구가 적어서 역시나 불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대한민국의 기적은 참으로 세계인들이 경탄할 만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경제뿐만이 아니라 과학, 문화. 체육,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세계 10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달성한 것이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2위에 랭크된 것을 보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를 불과 60년 만에 세계 10위의 강대국으로 만든 우리 선조들을 자랑스러워하자. 누가 대한민국을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한 나라’라고 폄훼하는가.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마음껏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있다. 정치를 전공한 이유로 나는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에 관한 전기나 자료를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읽었다고 자부한다. 정말 어느 한 분도 훌륭하지 않은 분들이 없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88서울올림픽을 잘 치러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분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외교의 기틀을 잡아주신 분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오래 계속돼 오던 군사정권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민정부로 탈바꿈시킨 분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많은 공을 들인 분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에서 권위주의를 없애려고 노력하신 분이다. 또한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시킨 분이다. G20 세계 정상들을 대한민국의 서울로 불러오기가 쉬운 일인가. 그분은 전 세계를 안방 드나들 듯 입술이 부르터 가면서 교역확대에 온 힘을 기울인 분이다.

나는 지금까지 36년의 인생 중에서 절반이 넘는 30년을 외국에서 지냈다. 외국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지냈다. 나라가 못 살아서 천대받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를 뼈저리게 실감한 사람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에 어느 분이 선출되든 나는 확신한다. 그분 역시도 과거 전임자들 못지않게 훌륭한 리더십으로 이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분임을. 우리들은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신·미국 UC버클리 정치학 졸업·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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