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축구선수를 기르자"
"운 좋은 축구선수를 기르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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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전 언론인)
“참 운이 좋았습니다”라는 야구선수 박찬호의 은퇴소감을 듣고 ‘운동선수에게는 어떤 사람과의 인연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2년 고졸 야구선수 중에는 조성민 임선동 등 박찬호보다 뛰어나다는 투수가 많았는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박찬호를 찍은 것은 박찬호에게 운이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스카우트가 한국 야구선수를 자주 체크하는 것도 아니고 박찬호를 보려고 한국팀 경기를 관전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박찬호의 투구를 보고 눈도장을 찍었으니 정말 운명의 여신이 도와준 것이 아니겠는가. 박찬호는 당시 ‘공은 빨라도 컨트롤이 나쁘다’는 평가로 한국팀 선발요원이 아니었는데 그 스카우트가 관전할 때 등판하여 시속 160㎞ 가까운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졌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박찬호는 눈썰미 뛰어난 스카우트를 만남으로써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고 서른아홉까지 야구를 하며 어려운 후배를 돕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다. 그는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얼마 전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넥센의 박병호는 “별 볼일 없는 대타요원을 김시진 감독님이 붙박이 4번타자로 세워줌으로써 오늘이 있게 됐다”며 울먹였다. 그리고 신인왕으로 뽑힌 서건창은 “3년 동안 2군에 있었는데 넥센 코치진이 1군 고정멤버로 만들어 주셨다”며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야구시즌이 끝날 때면 방출 통보를 겁내던 두 숨은 진주가 빛을 보게 된 것은 좋은 코치를 만났기 때문이다.

오늘 운이 좋았던 야구선수들 얘기를 길게 늘어놓은 것은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진주에 축구교실을 열게 된 것을 계기로 경남지역의 축구인재를 찾아내 훌륭한 축구선수로 양성시키는데 축구인들과 지역사회가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조광래가 누구인가. 국가대표선수로 11년이나 뛴 명선수였고 코치와 감독생활 24년간 기성용 이청용 윤빛가람 등 숱한 스타선수들을 생산해낸 명지도자 아닌가.

중서부경남은 조 감독 외에도 김호 정강지 김인권 홍경구 고봉우 김호곤 이흥실 등 기라성 같은 축구스타를 배출했는데 지금은 향토출신 유명 축구선수를 찾기가 어렵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경남출신 선수가 크게 활약하는 한국팀이 선전한다면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조 감독뿐 아니라 이미 축구교실을 운영하거나 지역에서 축구를 지도하고 있는 김인권·고봉우씨 등이 열심히 축구인재를 발굴하고 지역단체가 적극 협조를 한다면 독지가들의 지원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축구자질이 뛰어난 어린이를 축구스타로 키운 인연을 맺는다면 선수의 운이 좋은 일이겠지만 도움이 된 사람도 얼마나 기분 좋을까.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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