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울리고 웃겼던 롤러코스트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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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명진
  • 승인 2012.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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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2012시즌 결산
목표를 했던 바를 달성했을 때, ‘성공’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런 면에서 경남FC의 2012 시즌은 성공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 시즌 경남의 행보는 그야말로 악전고투로 설명된다.

올 시즌 K리그의 돌풍을 일으킨 경남FC의 행보를 되돌아 보고 향후 풀어야 할 과제를 진단해 본다.

◇경남이 시·도민구단 자존심 지켰다.

경남은 시즌초만 해도 강등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윤빛가람 김주영 루시오 등 팀내 주전들이 대거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서 조직력이 불안정했다.

여기다 대표이사의 건강 악화로 인한 중도사퇴, 구단주인 도지사의 공백사태, 세계 조선 경기 침체로 최대 후원사인 STX의 후원금 대폭 감소 등 팀 창단 이후 최대의 위기가 연이어 겹쳤다.

이런 삼중고 속에서도 상위리그 진출과 FA컵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경남FC의 상위리그 진출은 K리그 시·도민 구단으로서는 유일하다. 시·도민 구단의 자존심을 경남이 세운 것이다. 여기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내로라 하는 강팀을 차례로 격파하며 FA컵 결승까지 진출한 경남의 저력은 K리그의 수원삼성, FC서울, 전북현대의 전통의 강호들 속에 경남FC 스타일을 확고히 심어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같은 저력은 믿음과 소통으로 대변되는 최진한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 및 프런트가 합심해 일궈낸 값진 성과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시도민 구단도 FA컵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승하면 말춤을 춰 보이겠다”는 최진한 감독의 바람은 비록 아쉽게 무산됐지만 올 시즌 K리그를 뜨겁게 달군 경남의 돌풍은 단순히 성공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을 준비한다.

올 시즌은 무사히 마쳤지만 경남에게 2013 시즌은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13시즌에도 2개 팀이 다시 강등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금난에 빠진 경남이 얼마나 내년 시즌을 대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진한 감독은 FA컵 결승전 이후 일찌감치 내년을 위한 장고에 들어갔다. 결승전 이후 11월3일 제주전 부터 그동안 출장기회가 적었던 김성현, 허영석, 고래세 등 신인들이 기용되기 시작했다.

특출난 스타급 선수가 없는 경남은 대신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K리그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의 주인공인 김병지가 삼촌 역할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고, 젊은 선수들의 팀을 위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팀의 사령탑인 최진한 감독의 지도력이 경남FC의 올 시즌 선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병지의 K리그 최다인 700경기 출장기록이 수립됐고, 윤일록은 6골2도움으로 팀의 핵심선수로 맹활약했다. 최현연은 광주와의 상위리그 최종전 경기에서 후반 역전골을 성공시켜며 도민 팬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겨줬다.

외국인 선수인 공격수 까이끼와 수비수 루크의 맹활약도 빛난 한 해였다.

내년 시즌을 앞둔 경남은 지난 시즌보다 자금난이 더 열악해진 올해도 주축선수들의 대거 이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시즌 애써 다져 논 경남FC의 전력누수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줄어든 관중, 다시 되돌려야

올 시즌에도 팬들의 관심과 사랑은 계속됐지만, 관중은 크게 줄었다.

2011 시즌에는 평균 관중 8031명이던 것이 올 시즌에는 2331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연맹의 실 관중 집계 시스템 도입, 궂은 날씨와 스타방출로 인한 팬층 감소, 홈 성적 부진, 구단 재정악화로 팬 서비스 비용 감소 등이 주원인이다. 비와 강풍 등 기상악화의 이유도 있었지만 윤빛가람 김주영 루시오 등 주전들이 타 구단으로 옮기면서 ‘오빠부대’를 따르는 소녀 팬들이 대규모로 줄었다.

홈 경기장에서의 승률저조는 팬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했다. 시민구단인 인천의 홈 승률은 70.5%, 대구 68.2%였지만 경남은 50%에 그쳤다.

더욱이 STX 경영악화는 결정적으로 구단재정에 악영향을 미쳤고, 관중 관련 이벤트도 축소 운영될 수 밖에 없었다. 대구와 제주가 매 경기 2000여 만원 이상의 팬 서비스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남은 대구와 제주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대구는 매 홈 경기마다 승용차 1대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파격적인 경품을 제공해 시즌초반부터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는 대규모 관중유입으로 연결됐다. 대구는 지난 시즌 보다 12.8% 증가한 7156명이 입장해 전체 순위 6위를 차지했다.

제주도 프랑스리그에서 활약한 송진형을 영입하면서 자연스레 소녀팬 들이 증가했고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매 경기 1982명에게 통닭을 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다. 제주는 지난 시즌보다 45.4%가 증가한 6538명으로 대구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더욱이 NC다이노스의 창단으로 관중 유치도 이젠 경쟁을 벌여야 한다. 내년 시즌에는 팬 서비스를 투자로 인식하는 마인드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박문출 경남FC 홍보마케팅팀장은 “제주와 대구의 사례를 참고해 내년시즌엔 팬 서비스를 확대하고 올 시즌보다 관중이 증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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