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사람들의 이발사' 자처
'힘없는 사람들의 이발사' 자처
  • 양성범
  • 승인 201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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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국민훈장 동백장 김태식씨
39년 전 산청읍 주차장에서 ‘김해이용원’을 개업했던 김태식(64)씨. 김씨는 지난 30년 동안 한센병 환자와 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무료 이발봉사를 해왔다. 그 공적이 인정돼 자원봉사의 날을 맞아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회 전국자원봉사자 대회 및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시상식에서 김씨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자원봉사대상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자신을 한센병 환자와 같이 ‘힘없는 사람들의 이발사’라고 말하는 김씨는 1982년부터 무료 이발봉사를 해왔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던 한센병 환자들에게 이발소 업무를 마친 뒤 머리를 깎아주었다. 그 당시 한센병 환자들을 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않았던 탓에 좋은 일을 했던 김씨도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이발기구를 따로쓰는데도 같이 쓴다는 소문이 돌면서 단골이 끊기는가 하면 왕따를 당하기도 일쑤였다.

사실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늘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아예 한센병 환자 450여명이 모여살고 있는 성심인애원의 이발을 책임지게 됐다.

자신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봉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씨는 경남이용사회 지회장과 경남위생단체협의회 부회장 등을 맡으면서 봉사활동외에도 다방면에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물론 이를 통해 수많은 수상과 표창을 받았지만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도와줄 때의 기쁨과는 견줄 수 없었다.

김씨는 “처음에는 많은 한센병 환자들을 한꺼번에 보니 두려움도 있었고, 이발소 손님까지 확 떨어져 고생했는데, 이런 분들이 진짜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봉사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가면 영혼이 맑은 사람들이 너무 반가워해 항상 감동했는데, 지금은 정이 많이 들어 가족 같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 및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시상식에서는 김씨 외에도 그간 나눔과 봉사에 헌신해온 자원봉사 유공자와 단체 등 244명이 훈ㆍ포장과 대통령ㆍ국무총리ㆍ행안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수상자들은 자원봉사단체, 일반인,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한 대상자 중 공적내용, 수행환경, 기대효과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선발됐다.

산청/양성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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