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들의 수급 조절이 시급한 때
교원들의 수급 조절이 시급한 때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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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하동 악양초교 교사, 시인)
한 해의 끝자락에 들어서니 수능과 임용고시 결과로 주변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사범대와 교육대를 졸업하여 임용을 준비해온 후배들의 합격소식보다는 ‘또 떨어졌다’는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온다. 3수, 4수를 하고도 낙방하여 낙심을 하는 젊은 후배들을 지켜보기가 어쩐지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영국의 교육전문기업 피어슨이 지난달 이코니미스트 산하 분석기관 EIU에 의뢰하여 우수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핵심요인을 분석한 ‘학습곡선 프로젝트’ 결과에 따르면 세계 40여개 주요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지능력과 교육성과’지표에서 다른 국가들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핀란드가 1위, 한국은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과 핀란드 교육의 비결을 분석한 결과 그 핵심은 교사였다. 결국 교육성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수의 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수한 교사 다음으로 손꼽히는 요인은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로 나타났다. 교육강국의 비결은 우수한 교사이고, 교육적 성과는 교사를 존경하는 풍토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결과로 집약된다.

우리나라 역시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상위 10% 이내의 학생들이 교직에 들어서고 있는 현실로 우수한 학생들이 교단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육대나 사범대에 입학하여 교원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도 만만치 않거니와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도 임용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이상으로 힘든 것이 오늘날 우리 교단의 현실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교단으로 몰려 오는 것은 어쨌거나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언급한 바와 같이 상위 10%의 학생들이 사범대와 혹은 교육대로 교원이 되겠다고 몰려드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 것일까.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교원양성 과정 동안에는 보다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교단에서의 우수한 교사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로 하는 인성함양뿐만 아니라 다중재능인인 제너럴스페셜리스트를 원하는 미래사회의 학생들을 이끌 수 있도록 교사 스스로 각종 취미활동을 통해 여러 가지의 경험을 하고 특기를 쌓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반대급부는 따라오는 것이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교원 임용고시를 향해 달려가는 대학생활의 현실에선 교사의 역량을 키우는데 오히려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필자가 교육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들어가기는 힘들어도 일단 입학만 하면 졸업과 동시에 임용은 보장되는 그런 시대였다. 물론 그때처럼 100% 임용이 보장되는 것도 교사양성 과정의 대학생활에서 자칫 일탈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일도 될 수 있겠지만, 교원임용이 적체되어 수급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빚어지는 문제들의 심각성과는 비길 수가 없다.

차제에 시급히 바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을 잘 조절하여 졸업과 동시에 학생들이 곧바로 임용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야말로 교단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한 교원들을 확보하게 하여 수치상의 교육성과가 아닌 진정한 교육성과로 핀란드를 넘어서는 교육강국으로 우뚝 서게 해줄 일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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