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축제, 그렇게 탐나?
유등축제, 그렇게 탐나?
  • 강민중
  • 승인 2012.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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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중 기자
최근 서울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등축제의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진주 각계에서 서울 등축제는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것이며 지역축제 콘텐츠를 말살하려는 행태라고 반발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3일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시의원, 시 관계자 등 20여명이 서울시와 시의회를 항의 방문해 서울 등축제 연례화 재고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남강유등축제의 역사 등을 설명하고 등축제 개최 재고와 이를 위한 관련예산 삭감을 요청했다. 또 진주시는 지난달 23일 서울 등축제 연례화 재고 공문을 서울시에 발송했으며, 29일에는 진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이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를 비난했다.

특히 “서울 등축제의 유등띄우기, 소망등 터널, 자치단체 상징 등의 프로그램은 진주남강 유등축제를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중소도시의 축제 콘텐츠를 중앙권력으로 말살하려는 작태”라며 “서울시가 내년도 서울 등축제 개최계획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으면 실력행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등축제는 전 세계 보편적인 축제 콘텐츠로 어떤 특허권과 같이 진주시가 소유권을 주장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중국 등 해외에서 열린 등축제 등을 보고 이를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했다며, 앞서 서울시가 올해까지만 축제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은 우리나라의 문화, 경제, 사회 전반이 집중된 곳으로 각종 수혜가 넘친다. 반면 지방에 사는 것만으로 모든 부분에서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다. 그럼에도 지방의 몇 안되는 우수한 문화관광 상품을 모방해 빼앗아야 하는 생각에 허탈감마저 든다. 모든 걸 다 가진 서울시가 굳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서 세계 10대 축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열정에 찬물을 붓고 모방축제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까지 등축제를 추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과욕이 분명하다.

서울시의 등축제 강행은 결국 지역의 우수문화축제를 약화시켜 정부의 국가균형 발전정책에 위배되는 행위다. 특히 진주시민들에게 유등축제는 단순히 유등의 아름다움만을 감상하는 시각축제가 아닌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남강의 유등은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1592년 10월)때 성안의 병사와 밖의 의병 등 지원군의 군사신호로 풍등(風燈)을 하늘에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도강을 시도하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수단 등으로 쓰였다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진주의 문화이며 역사 자체라는 뜻이다. 겉만 베낀다고 축제의 무게나 의미까지 같아질 수는 없다. 의미 없는 껍데기 축제는 보는 관객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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