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과 올림픽 그리고 대선
노벨상과 올림픽 그리고 대선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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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가야대학교 행정대학원장)
1 대 19 그리고 0 대 16.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스포츠 경기라면 너무 일방적인 결과다. 동네축구가 아니고서는 축구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점수차이다. 야구경기라면 간혹 나올 법은 하지만 관중입장에서는 재미없는 게임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스포츠 경기 점수는 아니다. 차라리 축구나 야구점수라면 불행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 숫자는 한국과 일본과의 노벨상 수상기록이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게 전부다. 일본은 금년까지 총 19명이 수상하였다. 올해는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과학분야만 16명이나 된다. 물리학상 7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2명이다. 반면 우리는 아직도 과학분야에서는 후보 반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노벨상 수상기록은 아무리 생각해도 격차가 너무 심하다.

13 대 7.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한국과 일본이 획득한 금메달 수이다. 우리나라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은 금메달 7개로 1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기록에 있어서는 일본이 세계 8위다. 과학분야로 한정하면 세계 6위가 된다. 우리는 올림픽 강국이 되었고 일본은 노벨상 강국이 되었다.

한국은 올림픽 금메달에 환호하고 일본은 노벨상 수상에 환호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일본은 매년 노벨상 주간만 되면 “올해도 탈 수 있을까”라며 국민 모두가 기대감에 부푼다고 한다. 우리가 올림픽에서 “오늘도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올림픽 금메달도 대단한 것이다. 값진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지른 것처럼 노벨상 수상에서도 일본을 따라잡지는 못할까 하는 아쉬움은 너무 크다.

12월 10일, 지난 월요일이다. 매년 이날이면 노벨상 시상식이 스톡홀름(평화상은 오슬로)에서 치러진다.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매년 상을 주도록 명시한 유언장에 따라 노벨의 사망 5주기인 1901년 12월 10일부터 매년 같은 날에 상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노벨상 시상식에 대해 이웃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너무 조용하다. 국민들도 관심도 없고, 언론도 흥미를 잃은 듯하다. 오늘 아침 뉴스를 뒤져봐도 별 다른 소식이 없다. EU(유럽연합)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에 대한 논란기사만 가끔 눈에 띌 뿐이다. 그러나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럽정상 20명이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노벨상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을 회상해 보자. 국민 모두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밤새워 응원하고 환호했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날이면 함께 눈시울을 적셨다. 그때처럼 노벨상 시상식이 열릴 때 우리 국민 모두가 잠을 설치면서 최초 한국과학자 수상장면을 보고 환호하고 눈물을 흘릴 그날은 언제 올 것인가.

12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던 바로 엊그제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TV토론이 있었다. 아직까지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후보자들의 눈에 띄는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과학분야 노벨상은 오랜 기간 쌓인 노력과 투자가 있어야만 결실을 볼 수 있다.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야마나카 교수는 “나는 무명의 연구자였다. 동일본 대지진과 경제불황 속에서 정부지원이 없었으면 연구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 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응용기술개발에 치중되어 있다. 당장의 성과물을 보는 데는 효과가 있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 대선이 끝나기 전에 “대통령 임기동안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획기적인 연구비 지원을 하겠다”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까. 오늘도 그 한마디 말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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