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 여성일자리 창출 절실
중·고령 여성일자리 창출 절실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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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경남도의회)
지금 정부와 경남도 차원의 풀어야 할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이슈 한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일자리 문제다. 일자리 이슈는 청년 일자리, 베이버부머 문제, 자영업자, 여성인력 활용 등 세부 주제별로 복합적인 원인과 양상으로 얽혀 있다. 그런 이유로 정부나 지자체가 민간과 협력해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자리 문제는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자칫하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난제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여성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방식이 최선인가? 우리는 과연 우리사회 일자리 문제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 중인가? 지금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해결방식, 더 나은 해결방식은 없는가? 등등.적어도 일자리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남의 현안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에서 출산율이 낮고 여성의 출산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직장 여성들이 만족할 만한 그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기는 아직도 어려운 여건이다.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 직장 여성들이 일·가정 양립 방안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제도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고 실효성 있는 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다른 가족구성원, 사회구성원 모두가 ‘관심과 적극적인 배려’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최근 재취업에 나서는 기혼여성들이 증가하면서 시간제 근로의 비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임금수준이 낮아 또다른 고용문제 현황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노동리뷰 11월호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는 기혼여성의 경우 지난 2002년 42만4000명으로 전체 여성 임금 근로자 중에 11.4%를 기록했으나 2012년 3월에는 94만3000명으로 전체의 18%에 이르렀다. 10년 만에 57% 늘어난 셈이다.

기혼여성 중에서도 중·고 연령층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시간제 근로에 나서는 기혼여성 가운데 80%가 40세 이상이었으며 20대와 30대 초중반 여성의 경우 10% 안팎에 머물렀지만 40대와 50대에서는 그 비중이 15~17%로 증가했다. 60대의 경우 42.5%에 달했다. 시간제 근로에 나서는 이유로 예상치 못한 환경의 변화 등으로 당장 수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39.5%에 달했으며, 육아ㆍ가사의 병행을 위해서가 20.9%로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재취업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근로여건은 열악했다. 시간제 근로에 나서는 기혼여성 중에 저임금(시간당 임금 중위 수준의 3분의 2 미만의 임금) 근로에 머무는 비율이 58.1%에 이르렀다. 10년 전에 그 비중이 40.2%를 기록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다. 이처럼 여성 일자리 대책방안은 단기적인 일자리 양산에 편중돼 있고 중·고령 여성 일자리의 고용의 질이나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 즉 안정적인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해결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현실이다. 당장 고용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또한 중·고령 여성 일자리는 창출구조면에서도 단순한 한정된 업종에서만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어 문제다. 현재 처한 여성고용 현황은 구조적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전반적 제도개혁 차원에서도 문제를 다뤄야 하는 이유다. 현재의 노동시장은 경제·산업구조가 고용 창출력이 낮은 데다 노동인력의 양적·질적 수급 불일치가 심각하다. 이를 해소하려면 산업수요와 고용 창출여력이 큰 서비스부문의 선진화에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 이제는 중·고령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고용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때다.

여성고용의 양적·질적 수준의 제고를 위해서 여성 일자리 창출을 설계할 때 업종과 직종의 다변화와 함께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사회참여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고용시장 환경에도 맞는 여성 맞춤 설계 등으로 중·고령 여성들도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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