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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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어느 단체에서 생태계 교란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정원에 예쁜 달맞이꽃을 심었다. 보기에도 좋고 몸에도 좋다는 달맞이꽃이 달콤한 향을 품으며 정원에 뿌리를 내렸다. 그런데 두어 달 지날 무렵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달맞이꽃 근처에 있는 다른 화초들이 하나둘 시들더니 말라버린 것이다. 알고 보니 달맞이꽃이 범인이었다. 그제야 달맞이꽃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종임을 알았다. 외부에서 유입되어 기존 생태계를 파괴시킨다는 생태계 교란종.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슬그머니 들어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었다“라는 글을 읽고 물론 타 단체에 대한 정의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명칭하였지만 실제 야생 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조에 ‘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이란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거나 교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야생 동식물을 말한다’라고 정의돼 있다.

특히 외래종은 번식력이 강해 자연생태계에 유입되면서 토종 서식지를 잠식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깨고 종의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종에 대하여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을 정부차원에서 법으로 규정·규제하고, 외래종 생태계 영향평가 제도를 실시하거나 관리기구를 설치하여 수입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경제적·생태적·산업적·공중보건적 피해를 끼치는 일부 외래종은 야생 동식물보호법 제2조 제4항에 의거하여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로는 2011년까지는 포유류인 뉴트리아 1종, 어류 2종, 양서류·파충류 2종, 식물 11종 등 총 16종이었으나 2012년 현재 포유류 2종(뉴트리아, 사향쥐), 어류 2종(파랑볼우럭, 큰입배스), 양서류·파충류 2종(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속 전종), 곤충류 1종(꽃매미), 식물 12종(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물참새피, 애기수영, 가시상추 등)으로 총 19종으로 지정되었다. 따라서 2012년에는 포유류에서 사향쥐, 곤충류의 꽃매미, 식물의 가시상추가 추가로 지정되어 점차 생태 교란종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무역의 다변화 및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수입 개방화 등으로 차츰 생태계 교란종이 확대 지정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한편 이들 생태계 교란종 중 식물에 의한 피해실태로써 도깨비가지는 번식력이 강해 주변의 식물과 나무까지 고사시키는 등 생태계 자체를 교란시키며, 돼지풀은 인간에게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자생식물 서식지를 침입하는 대표적 생태계 교란종이다. 또한 벌레, 균, 바이러스의 기주 식물 역할도 해 농작물 피해를 입히며 목초지나 옥수수밭 등 경작식물의 성장을 저해하는 등 농업의 생산력 저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쑥부쟁이는 한번 자라난 곳에 뿌리로 월동하며 증식하고 주위로 퍼져나가 다른 식물이 자라나지 못하게 한다. 애기수영은 풀밭이나 길가, 공원에서 빠르게 번져 나가며 목초지에서는 소나 말이 잘 먹지 않아 더 잘 번지고 목초지를 망가뜨린다. 가시박은 햇빛을 독차지해 밑의 식물을 자랄 수 없도록 하며 잎과 줄기에서 나오는 제초성분으로 인해 주위의 다른 식물을 죽게 한다.

따라서 이처럼 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는 외래 동식물이 지역 곳곳에 서식하고 있어 유입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리하여 인근 하동군에서 주요 하천변이나 제방·소류지 등지에서 서식하며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 식물이 폭넓게 분포함에 따라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지난해에 이어 내년까지 박차를 가하겠다는 보도를 접했다. 또한 강원도 삼척, 평창, 양양 및 금강유역환경청은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외래종 동식물을 대대적으로 퇴치할 계획이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고 하였다.

필자는 우리 지역의 젓줄인 지리산 유역과 남강의 상·하류지역에 있어서도 무엇보다도 토종 생태계의 보존을 위하여 생태계 교란종 서식분포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후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리산권역 지자체에서 합동으로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퇴치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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