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실종된 이웃돕기
선거에 실종된 이웃돕기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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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후보 간 공통점은 복지정책이다. 양 후보의 공약을 세심히 살펴보면 각론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는 대동소이하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에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비 지원, 심지어는 농가부채 탕감과 의료비 무료까지 현란스럽다. 물론 이런 복지가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내일은 복지로 생활이 나아질지 모르지만 연말을 맞은 오늘 많은 사람이 추위에 떨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웃돕기가 연말 키워드였고 매스컴이 앞장서서 캠페인을 벌였지만 올해는 관심조차 멀어졌다. 대선이 보호해야 할 소외계층을 오히려 외면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인보정신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성금이 더 많이 걷히고 이웃을 배려하는 숨은 독지가들이 늘어나 연말은 언제나 따뜻했다. 최근 경남에선 올해도 이웃돕기에 불을 지피기 위해 아더소사이어티 회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서 오블리제 노블리주 정신을 돋보이게 했다. 경남에는 1억 원 이상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아더소사이어티 회원이 20명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이들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봉사에 나선 것은 매우 보기 좋은 모습이다.

지금쯤은 장밋빛 복지에서 깨어나 잠시 이웃을 둘러보아야 한다. 당장 의식주가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 이들에게는 내일의 복지보다는 지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예년 같지 않은 성금답지에 우울하다.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는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연례행사이다. 대선이 끝나 내일 당장 복지사회가 오더라도 오늘의 어려움을 함께 걱정하는 인보정신을 발휘하자. 선거가 끝나면 돌아오는 일상은 너무나 냉혹하지만 서로 돕는다면 고통은 반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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