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전…1차대전의 기적 같은 순간
크리스마스 휴전…1차대전의 기적 같은 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2.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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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이 그들의 참호 주변에 장식을 하더니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영국군은 ‘참 반가운 신도여(O Come all ye Faithful)’로 화답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의 기적 같은 ‘크리스마스 휴전’ 상황을 생생히 담은 편지가 영국에서 발견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23일(현지시간) 영국 근위보병 연대 소속 하사로 1차대전에 참전했던 클레멘트 베이커가 1919년 크리스마스가 4일 지난 뒤 그의 형제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편지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독일군 쪽에서 먼저 한 사자가 영국군 참호 쪽으로 다가와서 크리스마스에 교전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며 ‘독일군 사자와 우리 병사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 우리측 몇명이 참호 밖으로 나가 교전지에 버려져 있던 동료의 시신을 수습해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국군 쪽에서 누군가 축구공 하나를 참호 밖으로 차 냈으며 영국군과 독일군이 함께 축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크리스마스 밤과 다음 날도 교전이 없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독일군과 많은 대화를 했는데 그들 모두 지긋지긋해 보이고 많은 이들이 탈영했다. 상황이 장밋빛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커 하사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크리스마스 휴전은 1차대전에서 기사도 정신이 발휘된 마지막 순간이었고 이후 4년간 화학무기 살포와 공습 등 전쟁이 이어지며 천만 명 가까이 숨졌다.

베이커 하사는 1920년 제대해 국방부에서 일했으며 1945년 61세로 숨졌다. 이번 편지는 그의 조카 로드니 베이커 씨가 최근 모친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해 98년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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