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국가에서 탈피하자
물 부족국가에서 탈피하자
  • 한용
  • 승인 201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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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윤 (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 지역개발팀장)
강에는 항상 물이 흐른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를 두고 물 부족국가라고 할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물 기근국가’, ‘물 부족국가’, ‘물 풍요국가’를 나누고 있다. 강우 유출량을 인구수로 나눠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000㎥ 미만은 물 기근국가, 1000㎥ 이상에서 1700㎥ 미만은 물 부족국가, 1700㎥ 이상은 물 풍요국가로 분류한다.

이 연구소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1993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70㎥로 물 부족국가에 해당하고, 2000년 사용 가능량도 1488㎥로 역시 물 부족국가에 해당하는 한편 2025년에는 많게는 1327㎥, 적게는 1199㎥가 될 것으로 분석되는 등 갈수록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물 사정이 어려운 나라로 분류하는 데는 결코 강우량이 적기 때문이 아니다. 물을 저장할 댐이나 숲이 부족해서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연간 강우 중 여름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다. 이때 그 물을 저장해 놓지 못하면 정작 필요할 때 쓰지 못하니 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도 높다. 국토 면적당 인구로 계산하면 1인당 연강우량이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당 사용할 수자원이 그만큼 모자라기에 물 부족국가에 해당되는 것이다.

필자는 농업용수 공급과 농업생산 기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로 늘 물 부족을 실감하게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저수지가 터질 듯이 흘러내리다가 비만 그치면 하천이 건천화되는 것을 봐 왔기에 항상 기존 저수지의 물 그릇을 키워야 하고, 하류부에 저류지를 만들어 물을 저장해야 하고, 이렇게 상시 저장한 물을 농업용수와 더불어 하천 유지용수로 공급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그릇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물 부족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부분은 농업용수일 것이다. 농업용수는 겨울철까지 가득 채운 저수지의 물을 모내기를 위해 6월 장마 이전에 한번 비우고, 다시 장마철에 물을 채워 9월 영농기까지 공급한다. 우리나라의 저수지는 대부분 물그릇이 적어서 보통 2번~2번 반 정도 물을 채워야 한 해 영농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건기가 지속된다면 다음 해에 사용할 물이 없어 큰 일이 발생하는 게 된다. 이를 해결키 위해선 물그릇을 키워야 한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전국 113곳의 저수지에 둑높이기 사업을 벌였다. 저수지의 물그릇을 키워 각 지역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류천에 유지용수 공급과 친수공간도 확보했다. 하지만 아직도 지류 하천에는 봄 가뭄만 되면 농업용수가 부족하고 하천은 하천 유지수가 없어 메말라가는 곳이 산재하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류 지천의 상류부의 저수지를 정비하고 추가적으로 용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메말라 있는 지류 지천에 사계절 내내 물이 흐르도록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배병윤·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 지역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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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윤 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 지역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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