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새 마음으로
새해는 새 마음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1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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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전 언론인)
2012년이 간다. 이 생각 저 생각해도 또 한해를 헛되이 보낸 것 같다.

무엇보다 연초에 마음 먹었던 것을 하나도 성사시킨게 없다.

올해는 반드시 담배를 끊고 컴퓨터를 배우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세 인물에 대한 소설을 써보겠다는 다짐을 연초에 하고도 의지와 능력부족, 그리고 게으름으로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1월 1일부터 보름동안 끊었다가 참을성이 모자라 하루 세대만 피우자며 다시 담배를 물게 돼 결국 종전처럼 하루 한갑을 피우고 있다. 손이 떨리고 머리가 멍한 것 같아 ‘이러다 담배 안 피우는 것보다 더 해롭겠다’ 고 스스로 핑계를 댄 것이 금연 실패요인이었다.

컴퓨터는 학원에 등록하고 교육을 받다 몇차례 결석을 하고 동기생들에 비해 실력이 처지면서 한달만에 탈락했다. 그것도 끈기부족이 실패요인이었다.

딸이 비싼 스마트폰을 사줬는데도 다른 기능은 배우지 않고 전화를 받고 할 뿐이다. 순전히 게으름 때문이다.

또 소설은 하동 출신 이병주 선생의 산하(山河)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것을 떠올리며 ‘나도 실존 인물을 모델로 소설을 써보자’고 계획했으나 능력부족을 실감하면서 시작도 못하고 꿈을 접게 됐다. 금연과 컴퓨터공부는 가족들에게까지 약속했던 것이여서 그 얘기만 나오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내년에는 꼭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지고 있다.

그러나 소설은 직접 쓰는것은 불가능하다고 자인하고 적당한 소설가를 찾아 세 사람에 대한 자료를 주고 나는 빠져야 할 것 같다.

첫째 인물은 씨름선수 출신의 학군단 장교로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 예술처럼 줄을 타 별을 달고 고위 공무원이 되고 정부지원단체장을 지낸 인사다. 또 한 인물은 섬에서 상경하여 소매치기 조직의 경리, 시내버스 매표소주인, 사채업자 등을 거쳐 지금은 골프장 4개와 건설회사, 투자회사 오너인 준 재벌급 인사로 연예인 등 7명의 여인과 살림을 차려 ‘매일 출근하는 집이 다르다’ 고 소문난 사람이다. 그리고 한 인물은 정말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는 돈 많은 사람이다. 이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보다 그들의 행태가 하도 재미있어 몇년 전부터 “이사람들의 얘기를 써보자” 고 마음먹었는데 글재주가 없다보니 욕심을 접고 진짜 소설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되돌아본들 소용없는 일이지만 2012년을 너무 헛되게 보냈다. 정말 새해에는 어떤 일에서나 흐지부지하는 성격을 버리자. 핑계를 만들지 말자. 금연과 컴퓨터공부에서부터 끈기를 살려보자. 쉽게 포기해버리던 습성은 묵은 해와 함께 보내버리자.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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