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오류, 피할 수 없다면 줄이자
계획 오류, 피할 수 없다면 줄이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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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지구 종말론으로 들썩이던 2012년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길거리에는 며칠 지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리고 문구점에는 2013년 다이어리가 가득 차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상식이 방영되고 거리는 송년회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우리가 매년 맞이하는 연말의 모습이다.

누군가는 나이가 더해지는 것을 한탄하고 누군가는 기뻐하며, 누군가는 다가오는 새해를 걱정하고 누군가는 기다린다. 누구나 그렇듯 1년이 지났다는 생각에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난날 2012년을 맞이하며 내 자신과 약속했던 것들을 생각해 본다. ‘실천으로 옮긴 것이 얼마나 되었던가?’ 아마 다들 한번쯤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보고 자책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이루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며 또다시 새해맞이 계획을 세운다.

외국어 배우기, 운동하기, 독서하기 등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대부분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작심삼일은 실천하지 못한 게으른 자신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365일 긴 1년을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혹은 해야 하는 일을 예상하고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작은 계획을 세울 때도 오류를 범하지 않는가. 하던 일을 주말 전에 끝마치려고 계획해도 결국 금요일 밤새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때문에 실제 계획했던 일보다 시간이 더 지연되는 현상을 가리켜 ‘계획 오류’라고 한다. 거창해 보이지만 오히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괜찮아. 이 정도 남았지만 남은 날 동안 모두 할 수 있어’라는 지나치게 긍정적인 생각이 우리를 계획 오류로 끌고 간다. 낙관적인 생각과 인간의 자기 중심적인 성향에서 나오는 계획 오류는 매우 강력해서 피하는 것이 거의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줄여 나가는 것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전우영 교수(충남대·좋은생각)는 계획 오류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으로 과거에 비슷한 계획을 세웠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참고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과거에 영어책 한 권을 보는 데 3개월이 걸렸다면 비슷한 분량의 다른 영어책을 보는 데도 3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우리가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번에는 한달이나 걸렸지만 이번에는 절반의 시간으로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2013년 계사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다음해 이맘때쯤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수 있길 바란다.

/김민희·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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