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인사' 토마토 맛에 감성을 담다
'손편지 인사' 토마토 맛에 감성을 담다
  • 강진성
  • 승인 201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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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성공스토리]그리운 순이농원 이현순 대표
▲사천 곤명에서 딸기와 대추토마토를 재배하는 ‘그리운 순이농원’ 이현순 대표가 남편 김병근씨와 대추토마토 하우스에서 활짝 웃고 있다.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 달린 대추토마토가 먹음직 스럽다. 대추토마토는 방울토마토와 형제지만 모양이 대추처럼 타원이다. 맛은 더 뛰어나다. 당도가 높고(7브릭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 식감도 좋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일품이다. 대추토마토에 맛들이면 방울토마토는 안먹게 된다는 이현순(47) 대표의 말이 허풍이 아니다.

이 대표가의 ‘그리운 순이농원’은 사천 곤명면 본촌리 딸기하우스 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시설하우스 15동에서 딸기와 대추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이 농장은 지난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스타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스타팜은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대표적 농장을 정부가 인증해 주는 제도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대추토마토는 전부 무농약으로 재배된다. 이 대표는 대추토마토를 땅에 직접 심는 토경재배뿐만 아니라 딸기에 주로 적용되고 있는 하이베드재배에도 적용시켰다. 하이베드 재배는 땅에서 약 90cm 높이의 배지에 심는 재배법으로 병해충 피해가 적고 열매의 맛과 수량이 더 우수하다.

사천에서 대추토마토하면 ‘그리운 순이농원’을 떠올릴 만큼 터줏대감이 되었지만 이 대표가 재배를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다. 그는 지난 1988년 이곳으로 시집온 뒤 딸기농사를 줄곧 했다. 축산업을 하던 남편 김병근(51)씨가 올해부터 도와주고 있지만 순이농원은 이 대표가 혼자 힘으로 키워 온 곳이다. 딸기수출작목반 회원이었던 그는 지난 2008년 충남 부여의 한 농가를 견학하면서 대추토마토와 인연을 맺었다. 딸기농사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만 수확하는 특성때문에 남은 기간에 심을 작목을 찾던 중이었다. 대추토마토(정식명:대추형 방울토마토)은 충남농업기술원 부여토마토재배장에서 2002년 개발에 착수, 2008년 완성한 품종이다. 이 대표가 견학한 당시에도 대추토마토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목이었다.

견학을 다녀온 이듬해 7농가가 2009년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갔다. 이렇게 시작한 사천의 대추토마토는 4년만에 부여을 뛰어넘는 전국 최고의 주산지가 되었다. 그 중심에 이 대표가 있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작목반 회원은 부여보다 뛰어난 시설하우스 기술에 자신감이 있었다. 딸기에 비해 재배도 쉽고 방울토마토보다 30%가량 비싸 농사짓는 재미도 있었다.

첫 수확 당시엔 경남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열매채소라 서울 가락시장 공판장으로 물건을 보냈다. 그러자 얼마되지 않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대표가 출하한 대추토마토 박스의 농장연락처 스티커를 보고 소비자가 전화를 직접 걸어왔다. “너무 맛있어서 그러니 직거래로 구입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택배판매 경험이 없는 이 대표는 거절했다. 얼마되지 않는 직거래로 일만 더 생길 것 같아서다. 하지만 또 다른 소비자로부터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한번 해볼까?” 계속된 요청에 이 대표가 직거래 판매를 마음먹게 됐다.

현재 이 대표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 연락처만 1000명. 손님들이 지인에게 소개해 주면서 고객이 꾸준히 늘었다. 2년 전 KBS ‘6시 내고향’에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택배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안가는 곳이 없다. 그는 쇼핑몰이 없어 본격적인 직거래 판매를 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공판장에 넘기는 물량이 더 많기 하지만 점차 직거래를 늘려갈 생각이다.
 
▲대추토마토는 방울토마토에 비해 당도가 뛰어나고 육질이 단단해 식감이 좋은 것이 장점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돈 보다 내가 정성들여 키운 농산물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 직거래가 좋다”고 말한다. 시세에 따라 움직이는 공판장 가격은 좋을때도 있지만 가격이 안좋을때는 속상하다. “직거래는 가격이 일정하고 소비자가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고 맛있다는 반응이 오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쇼핑몰 없이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 이 대표는 자신만의 고객 관리 노하우가 있다. 사실 전문적 노하우라기 보다 순수한 농촌인심을 전달하는게 그의 장점이다. 첫 거래는 꼭 직접 쓴 편지를 함께 보낸다. 손님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골 손님에겐 직접 키운 농산물을 보낸다. 잘 보이고 싶은 생각에서도 아니고 그냥 계속 찾아주니 고마워서다. 배추나 무 수확기간에 주문이 오면 함께 보낸다. 여수에 있는 단골손님에겐 반찬도 보낸다. 그는 “고객이 어른이신데 김장김치나 집에서 만든 반찬을 보내주시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얼마안된 서울의 고객에게 무를 보냈더니 어떻게 요리하는지 물어오기도 했다. “요리법을 문자로 설명하기 어려워 직접 전화를 해서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웃음)

최근 이 대표는 농업기술원 농업마케팅교육 받은 후 블로그 시작했다.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자신이 키우는 농산물을 보여주고 싶고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로 부터 “진짜 맛있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는 이 대표는 “농촌이 살려면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름을 만든 ‘그리운 순이농원’도 직거래를 염두해 둔 것이다. “주위에 이름하나 만들어 달랬더니 제 이름을 딴 ‘순이농원’으로 하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동창들이 ‘순이’하면 촌스러울 수 있으니 ‘그리운’을 붙이자고 제안해 이름을 확정했죠.” 그는 “반응도 좋다. 정겹고 쉬운 농장이름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연세 드신분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활짝 웃었다.

대추토마토 구입문의 ‘그리운 순이농원’ 010-9525-2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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