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징아는 역사를 노래한 시인"
"하위징아는 역사를 노래한 시인"
  • 연합뉴스
  • 승인 201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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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하위징아 평전 발간
“하위징아는 역사를 하나의 시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문학의 한 형태로 보았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역사학에 별 관심이 없었고 언어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그는 언어를 시적 정서가 풍부한 천연자원이라고 생각했다.”(96쪽)

‘중세의 가을’을 쓴 역사가 요한 하위징아(1872~1945)의 삶과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평전 ‘요한 하위징아’가 나왔다.

저자 빌렘 오터스페어 네덜란드 레이던대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고전을 써낸 작가가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위징아의 진가를 찾는다.

하위징아의 책은 “역사서로 읽히기보다는 일련의 우화로 더 잘 읽힌다”는 점에서 그를 “역사가가 아닌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것.

“오늘날까지 하위징아는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는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유일한 네덜란드 작가이다. 그를 작가로 생각하고 그의 저작을 읽는 독자들만이 하위징아 저서의 지속적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15쪽)

하위징아가 ‘중세의 가을’을 쓸 때는 역사가였지만 ‘에라스뮈스’를 쓸 때는 전기작가로, ‘내일의 그림자 속에서’를 쓸 때는 문명비평가로 변모한 발자취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위징아의 유년 시절 일화도 눈길을 끈다.

그가 대조하는 방식으로 사고하기를 즐긴 것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형성한 대립 구도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이 각각 이성 대 감성, 절제 대 해소, 종교 대 계몽으로 대조되는 것을 보면서 하위징아의 머릿속에 “대조의 틀”이 자리잡았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저자는 이처럼 방대한 사료와 논문, 하위징아가 남긴 기록 등을 토대로 그의 철학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특히 하위징아가 언어학을 모든 인문학 분야의 뿌리라고 봤다는 점을 입증해내는 등 그의 저작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저자는 그러면서도 하위징아가 지나치게 몽상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보는 비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위징아 저작에서 가끔 논리적 모순과 무거운 문장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어두운 면’을 지적하기보다는 그의 사상적 탁월함을 펼쳐내는 데 주력한 책이다.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335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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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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