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달인' 꿈꾸며
'생활 속의 달인' 꿈꾸며
  • 경남일보
  • 승인 201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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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한국국제대학교 간호학과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는 자신이 하는 일의 숙달 정도가 놀랄 만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찾아 삶의 현장을 보여주는 ‘생활 속의 달인’이다. 봉투 붙이는 단순 반복작업을 기계보다 빨리하는 달인, 타이어를 굴려 높든 멀든 원하는 곳에 정확히 집어 넣는 달인, 설거지의 달인, 수출차량 운전 달인, 대학진학 지도의 달인 등 다양한 분야의 달인들을 보며 매번 놀란다. 이들 달인에게 비법을 물으니 하나같이 같은 일을 오래하다 보니 그리되었다는 겸손한 답을 한다. 애초부터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자 익힌 기술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익힌 행동이고 기능이기에 이들의 모습은 스타들마냥 당당하고 멋지며 일터는 늘 활기차고 행복해 보였다.

부부가 함께 생업에 종사하는 꽈배기 도넛 달인 소개에선 부부의 인연으로 몇 십 년을 한 공간에서 종일 같이 지내며 오누이처럼 닮은 두 사람이 서로 겨루기도, 칭찬도 하며 날렵한 솜씨로 밀가루 반죽을 밀고 꼬아 기름에 튀기고 설탕을 묻혀 포장하는 동안 시종 서로 바라보며 웃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마치 페어스케이팅선수같이 너무 보기 좋았다. 넉넉하게 손님에게 도넛을 주는 이들에게 “그렇게 많이 주어도 남느냐”고 물으니 “군인들은 많이 주어야 해요. 고생하니까. 우리가 과일이나 보석을 팔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에요. 남에게 받아온 과일이나 값비싼 보석이라면 이렇게 마음대로 더 줄 수 없잖아요”했다. 가진 것을 마음껏 나누는 후한 인심, 넉넉한 웃음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 도넛을 파는 부부가 그들의 생업을 통해 마음껏 더 주고 있음에 가르치는 업을 가진 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마음껏 더 줄 수 있을까? 가진 지식을 늘 더 보태 가르쳐주고 좀 더 나은 품성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요즘 학생들은 가르친다고 다 배우지 않는다. 배우고 싶어야 배운다. 인간적으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어주어야 한다.

그렇다. 히딩크나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선수팀, 세계야구대회 결승전에 처음 진출했던 한국야구팀도 선수들을 믿는 감독의 용병술에서 좋은 결과가 있다지 않았던가. 각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적시에 기용하는 리더십, 언제 뛰라 언제 쉬라 해도 따르는 팔로우십, 이것은 모두 믿음에 기초하는 것이다. 자기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의 말은 잘 따른다. 학생들도 잘 배울 수 있다고 믿어주면 열심히 따른다. 마음껏 주는 사랑의 도넛 부부처럼 나도 새해엔 내 안에 감춰두었던 믿음을 더 잘 덜어내고, 믿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관심을 더 잘 표현하는 달인이 되리라 노력할 것을 한 번 더 다짐해 본다.

달인들의 능숙한 움직임은 성실히 반복해온 매일을 상징한다. 열심히 살아낸 오늘이 쌓여 내일의 희망이 된다. 새해엔 각자 어떠한 일터에서건 열정과 노력으로 행복한 달인이 되도록, 온 국민이 행복한 달인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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