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제언
경남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제언
  • 경남일보
  • 승인 2013.01.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규 (경상대학교 교수)
지난 연말 대선을 앞두고 KAI 민영화 과정에서 강력한 인수의향 업체인 대한항공이 부산 강서지역에 항공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MOU를 부산시와 체결하면서 서부경남 지역에, 말하자면 멘붕에 가까운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혼란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후보마다 경남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하고 있어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실현 가능성이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항공산업단지의 실속 있는 조성을 위해 큰 발걸음을 시작하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의 처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부경남지역은 우리나라 항공산업 생산액, 사업체수, 종사자수 등의 면에서 2/3 이상이 밀집한 곳이며, 이 산업이 일자리 창출산업이면서 첨단기술산업이기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엄청나다. 또 타 산업분야에 대한 전후방 연관효과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기에 국가적으로도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항공산업이 지역을 넘어 장차 국가의 성장동력 산업으로 성장해주기 바라는 지역민의 염원이 항공산업단지 조성에 영글어져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인가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산업단지의 규모와 장소 등에 대한 것만 구상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지정 이후 어떻게 활성화해 갈 것인가 라는 구체적인 계획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 기업도시 등 우리나라의 개발계획이 인가된 이후 제대로 육성되지 못하여 지정이 취소되거나 축소된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어서 아마도 국토부에서는 향후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하게 될 텐데, 지역에서 충실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사실 항공산업은 항공운송사업 이외에도 크게 항공기 제조업과 항공기 유지보수, 즉 MRO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항공기 정비는 항공기 구입가격의 2배에서 10배 규모로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여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20년 G7 항공산업 클러스터 추진계획에 의하면 항공기 제조분야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경남이 선정됐으며 MRO분야의 핵심거점으로는 부산, 유망거점으로는 경남과 충북을 선정한 바 있다.

지난 연말 대한항공과 관련한 해프닝은 부산시가 항공 MRO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맺은 MOU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투자계획을 보면 MRO 단지에 그치지 않고 항공부품소재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는 계획이어서 장기적으로는 경남항공산업단지와 경쟁할 수밖에 없기에 서부경남 지역민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한다면 경남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의 향후 활성화 방안은 항공기 제조뿐만 아니라 MRO까지를 담당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MRO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기, 전남 등의 지자체는 발 빠르게 육성 타당성을 검토한 바 있으며, 충북은 이미 청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대하면서 말레이시아항공과 항공 MRO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고 발 빠르게 지원하고 있다. 사실 KAI 또한 중장기적으로 군수에서 민수로 진출하여 MRO 전문업체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발전방향의 하나로 설정해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서도 항공기 제조를 중심으로 한 산단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항공기 제조와 유지 보수를 아우르는 산업단지를 구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항공산업 국가산단을 유치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항공산업 육성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산단을 어떻게 조성하고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머리를 맞대고 고뇌해야 할 것이다. 제조중심으로 갈 것인지, 제조와 유지 보수를 망라하는 전략을 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기업을 어떻게 유치할 것이며, 지역에 이전하는 공공기관과 연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존에 갖춰진 항공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역에 추가로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