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에는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새에에는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 경남일보
  • 승인 201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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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한 해를 살아갈 마음가짐과 계획을 바르게 하는 새해의 문은 열렸다.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다는 말도 있으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도 좋은 시작은 곧 좋은 결과의 절반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말은 이미 절반은 성취하고 이룩한 셈이 될 수 있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비록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일지라도 무궁히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위에 새해를 맞는 일, 한 해의 시작이든 하루의 시작이든 사계절의 시작이든 출발의 자리를 만들어 인생의 굽이를 시작하는 그 지점을 어찌 축복하지 않으랴.

사실 세월에 어찌 시작과 끝이 있을까마는, 나이 먹고 시드는 일 모두가 강제적이긴 하지만 그때마다 인생은 거기에 새로운 출발의 때를 맞추며 새롭게 시작하는 것 아니던가. 인생을 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다는 바른 마음가짐으로 바른 계획을 세워 한 해를 바르게 시작한다면 얼마나 좋은가? 삼백 예순 날을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바른 시작이며, 따라서 그야말로 멋진 시작이 되는지 때로는 망설일 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살아갈수록 모르는 것은 더욱 많아지고, 안다고 자신했던 것까지도 아는 것으로 착각만 했을 뿐이지 잘 몰랐다는 것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가슴 벅차오르는 신년 새해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겠지만 그러나 나이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건 아닐까? 젊음은 젊음의 시작이, 중년은 중년의 시작이, 노년은 노년의 시작이 같아선 아니된다고. 쌓아온 노력과 누적이 다르기 때문에 시작도 마땅히 오직 자신에게 맞는 자세와 계획의 첫발을 내딛게 되어야 한다. 비록 인생은 젊었건 늙었건 간에 해마다 새로운 시작으로 생의 한 토막을 살도록 새해는 와 준다. 생각해 보면 좋은 시작, 바른 시작, 멋진 시작이란 자신에게 맞는 시작이란 뜻이거니 곧 우리들의 여건, 우리들의 특징에 맞는 시작이야말로 바르고 멋진 시작일 것이다

일 년을 살아보면 지겹도록 길 때도 있지만, 지내 놓고 보면 또 얼마나 짧아서 섭섭했던가? 그 일 년이 지난 여러 일 년들과 앞으로의 수많은 일 년들과 이어지는 것이니, 우리가 감당할 만큼의 것만을 계획하며 한 해를 하루같이 감당할 만큼씩만 하기로 하자. 시작하는 걸음을 그 정도만큼씩만 한다면 바른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새해 한 해 동안 많은 일을 해야 어디 좋은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긴 세월도 아니며, 우리의 여건이 우리의 중심적으로 우리의 일만 하며 살 수 있게 되어 있지도 못한 것을. 생각해 보면 기막힌 그 무엇도 하고 싶은 젊음도 아니지 않은가.

이만큼 살아오기까지도 건강과 정신이 지칠 대로 지쳤는데, 또 무슨 무리한 욕심을 부리리까. 이제 털어내자 욕심을, 우리들의 발자국의 길이만큼씩만 우리에게 맞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늙어 가면서 가장 좋은 시작이며 바른 시작일 것이다. 새해부터는 오직 사람을 사랑하고 될수록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베푸는 일에 인색하지 않고 주변을 밝히는 작은 불빛이 되어 보자. 고운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고 인연을 다듬어 키워 나갈 때 마음마다 하늘의 위로와 격려가 머물러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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