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역사학자가 본 해방 8년의 정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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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1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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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이 다케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 출간
대한민국은 무슨 사상을 토대로 어떤 성격을 띠고 탄생했을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친미반공을 기치로 내세운 친자본주의 국가였을까.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일본인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 씨는 “초기 대한민국은 반공적이면서도 미국적이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초기 이승만 정권 때 등장한 ‘일민주의’는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반공산주의와 함께 반자본주의를 내세우며 제국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념이었다는 것이다. 제헌헌법의 사상적 바탕도 자유민주주의라기보다는 민족주의였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내용은 후지이 씨가 최근 발간한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에 담겼다.

교토대 사학과와 오사카대 일본학과를 거친 뒤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지이 씨는 책에서 이승만 정권 초기 8년의 정치 공간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박사학위 논문 ‘족청·족청계의 이념과 활동’을 수정 보완했다.

박사학위 논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의 주제는 족청계(族靑系)다. 1946년 조직된 조선민족청년단(족청)은 초기 대한민국의 사상적 지형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세력으로 자유당 창당 등 이승만 정권 초기에 큰 영향을 미치다가 1953년께 권력 중추에서 사라진다.

저자는 당시 신문자료를 비롯해 미군정 보고서, 외교 문서, 성명서 등을 풍부하게 활용해 족청계의 기원, 형성, 활동, 몰락을 입체적으로 다뤘다. 더불어 정치세력의 갈등구조와 정권 성격의 변화 양상을 조명했다.

저자는 “족청계의 사상은 반공적이면서도 냉전적이라기보다는 민족주의적이었으며, 정치적 행동 역시 법치주의적인 대의제 민주주의보다는 포퓰리즘적인 대중민주주의에 가까운 것”이라고 지적하며 “족청계의 실태를 규명하는 작업은 초기 이승만 정권의 성격을 밝히는 데 필수적이며, 이 작업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비평사. 504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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