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하마' 사업비리 밝혀지나
'혈세 먹는 하마' 사업비리 밝혀지나
  • 이홍구
  • 승인 201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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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진단]검찰, 거가대교 사업 수사 본격화
잘못된 통행량 예측으로 20년간 민간사업자에게 1조4000억원의 MRG(운영수익보장금)보전금을 물어주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혈세먹는 하마’인 거가대교에 대해 검찰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수사결과에 따라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민자사업 문제점 보완방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후폭풍이 예상된다.

◇회계자료 등 분석 착수=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대우건설이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한 ‘거가대교’ 사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에 관련해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거가대교 사업시행자인 GK해상도로㈜와 GK해상도로㈜의 최대 주주인 대우건설로부터 사업계획서, 공사대금 집행내역 등 각종 문건과 회계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 의혹 제기=검찰수사는 지난 2011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거가대교 건설사업과 관련 특혜·비리 의혹을 고발함에 따라 시작됐다. 경실련은 시행사 GK해상도로(주)와 대우건설·대림산업 등 7개 건설사 GK시공사업단, 주무관청 부산시·경남도, 책임감리단, 실시협약협상단, 사업제안서심의위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1년 말 이 사건을 부산지검으로 이송해 GK해상도로㈜ 임직원에 대한 조사 등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7월 사건을 다시 이송받아 수사과에서 기초조사를 마친 뒤 지난달 특수1부로 사건을 송치했다.

당시 서울·거제·부산 경실련은 “거가대교 건설사업에서 사기·업무상 배임, 조세 포탈,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공무집행방해 등 각종 의혹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행사와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이중 계산 등으로 최대 917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이를 사업비 내역에 포함시켜 비싼 통행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 “시행사와 시공사업단은 실제 이윤(최소 4165억원)보다도 적은 금액(1217억원)을 소득액으로 신고해 법인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어 “부산시·경남도 주무관청은 건설사의 개념설계만으로 총사업비를 확정하고,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의 특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감리단은 시공사업단의 불법행위를 묵인·방조하고, 실시협약협상단은 GK해상도로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며 특혜를 제공하는 협상을 했으며, 사업제안서심의위원들은 사업제안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거가대교 총 공사비가 과다산출돼 통행료 재산정 등의 방식으로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환수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정파탄 우려=거가대교의 경우 당초 민간자본을 유치할 때 최소운영수익보장(MRG) 조항을 협약에 명시하고 MRG 기준이 되는 통행량은 엉터리로 예측하는 바람에 엄청난 재정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김해연 도의원(무소속)은 “2011년 거가대교 손실보전금 469억원은 서막일뿐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남도는 재정 파탄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거가대교 개통 전후 통행량이라면 20년간 MRG 보전금으로 1조 4000억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며 “여기에 물가상승분에 따른 인상분을 반영한다면 그 금액은 6조원대에 달해 경남도와 부산시 재정은 심각한 상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천문학적인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는 거가대교 ‘운영권 재구조화’를 통해 12조원에 이르는 부담금을 절반 가량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가 추진하는 재구조화의 핵심은 협약 체결 당시 높은 이자로 조달한 자금을 저리 자금으로 바꿔 수익률을 현재 12.78%에서 6%대로 낮춘다는 것이다.

홍준표 도지사도 거가·마창대교 등 민자사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지사 직속으로 ‘민자사업 태스크포스’를 구성,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거제시 장목면과 부산시 강서구를 잇는 8.2㎞의 거가대교는 지난해 1월 개통됐으며 부산·경남권 광역개발계획 일환으로 지난 95년 민자유치대상사업으로 선정돼 BTO(Build-Transfer-Operate) 사업방식으로 추진됐다. 사업시행사는 GK해상도로㈜, 원도급 공사는 GK해상도로㈜가 출자한 GK시공사업단이 담당했다. GK시공사업단에는 대우건설(대주주)을 비롯해 대림산업, 두산건설, SK건설, 고려개발, 한일건설, 원하종합건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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