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인사·패거리공천'
'패거리 인사·패거리공천'
  • 경남일보
  • 승인 201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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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통치의 제1덕목은 인사의 공정성·적합성이다. 우리는 여야 간, 지역 간에 정권이 바뀌었지만 60여년 간의 헌정사는 ‘패거리와 불공정의 정치’였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TK(대구·경북) 전성시대였다. 김영삼은 ‘부산 갈매기’ 권력이었다. 김대중은 호남시대였다. 노무현 때는 부산정권이냐, 호남정권이냐는 싸움이 붙었다. 이명박 정권은 한 술 더 떠 영포(영남·포항)와 고소영이라는 협소한 지역파벌이 권력을 독점한 것이다. 역대 정권의 실세라는 4대 요직을 중심으로 지역 파벌을 챙겼다.

▶박근혜 당선자는 통합을 시대의 과제로 내세웠다. 당면한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국민의 협조와 고통분담이 절실한 만큼 사회통합적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욱 각별히 ‘특정 지역의 권력 독점’을 경계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인사담당관을 포함한 청와대 국·과장에도 지역 독점의 광맥이 뻗쳤다.

▶뉴욕타임스지에서 한국의 ‘패거리 문화’를 분석한 장문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같은 고향, 같은 학교 출신들이 서로 봐주고, 밀어주는 게 한국의 특징이라고 했다. 한국의 추락을 다루는 외국 언론의 기사에 ‘패거리주의(cronyism)’,‘패거리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라는 말이 곧잘 등장하곤 했다. ‘끼리끼리 해먹는’ 한국적 풍토가 IMF 위기를 불렀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사람’이다. 인사의 난맥상으로 정권 위기로 직결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도했다. 박 당선인은 탕평, 전문성 인사를 강조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유능한 사람을 흙 속의 진주에서 발굴해야지 친한 사람, 가까운 사람 위주로 골라선 안 되고 혼자서 인사를 해서도 안 된다. 그간 ‘패거리, 편가름 문화’가 밀실의 장막 속에 가려져 적재적소에 인재를 기용하지 못하고 결국 ‘패거리 인사와 패거리공천’으로 회귀하기 일쑤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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