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들 당당히 교문 나섰다
‘문제아’들 당당히 교문 나섰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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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공립 대안학교 태봉高 졸업생 첫 배출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전국 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오는 11일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태봉고는 2010년 3월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태봉리 옛 태봉초등학교 자리에 45명 정원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입학생 중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에 다니는 대신 검정고시에 응시한 학생 등 정규학교에서 소위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은 물론, 성적이 우수한데도 현 교육과정에 회의를 가진 학생들도 있었다.

입학생 45명 가운데 전학을 간 1명을 제외한 44명이 이번에 학교 문을 나선다.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33명과 정시모집이 진행 중인 4명을 제외한 졸업생들의 진로가 다양하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1명은 시민단체인 한국생태환경소, 연극활동을 한 3명은 경남 사천시의 극단 ‘장자번덕’과 밀양연극촌으로 각각 진로를 정했다.

3명은 요리를 배우거나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으로 나간다.

국내 최초의 대안학교인 산청 간디학교 교감을 지낸 여태전(52)씨가 초대 학교장을 맡아 3년간 학교를 이끌며 일반 고교와 다른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자’란 교훈 아래 ‘토끼를 깨워 함께 가는 거북이가 되자’며 협동과 상생을 가르쳤다.

한 학급에 15명씩 학년당 45명, 전교생이 135명에 불과한 태봉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생들은 필수과목은 최소 단위만 이수하고 나머지 교육과정은 체험과 나눔(봉사) 활동에 참여한다.

대학교수를 비롯한 학교 밖 전문가 집단을 ‘길잡이 교사’(멘토)로 해 학생들의 관심분야를 가르치는 ‘1대1 맞춤형 인턴십’과 교사와 학생들의 협동학습으로 교실수업을 하는 ‘배움의 공동체 원리’로 학생을 지도했다.

3년 동안 교사들의 체벌이나 손찌검, 학생 간 폭력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형편이 괜찮은 학생들을 위한 ‘귀족학교’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공립학교에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태전 교장은 8일 “‘문제아’, ‘모범생’ 등으로 아이들을 나누지 않고 교육현장에서 사랑과 우정을 만들어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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