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격대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지상파 방송매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부모와 만나는 횟수를 조사한 결과 명절 때만 만나는 학생들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러한 이유로는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에, 학업 등의 이유와 조부모를 대하기가 어려워서가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연소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인 승원이는 한때 할머니와 생활하면서 할머니께서 자유롭게 해 주시니까 “못할 게 뭐 있어”라며 할머니와 어머니의 교육방법의 차이점을 이렇게 말했다. 즉 할머니께서는 “10문제 중 4문제나 맞았다”라고 하시지만 어머니께서는 “6문제나 틀렸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라며, 할머니는 무조건 잘했다고 칭찬만 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할머니는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는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하셨기 때문에 현재의 승원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격대교육이다. 격대교육이란 ‘조부모가 손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 대신 교육시키는 것’을 말한다. 옛날부터 명문가에선 손자·손녀가 조부모 방에서 지내며 예의범절과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이 전통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육아일기는 조선중기 선비 이문건이 쓴 최고의 육아일기 ‘양아록’이며 손자녀를 키우는 할아버지의 손에 의해 씌어졌다고 한다. 기대치가 높고 욕심이 많은 부모보다 눈높이 교육과 관찰에 있어서 조부모가 더 유리함을 간파한 것이다.

이는 최근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UCSD 연구진이 MRI 등을 통해 뇌를 연구한 결과 노년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데 지장이 없을뿐더러 감정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아 종합적 판단력이 젊은층보다 한층 높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조부모는 부모세대에 비해 결과물보다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두는데 이는 향후 아이들의 성취에 큰 영향이 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내가 편견 없이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외할머니 덕분이었다. 할머니는 나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시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다”라며 조부모에 의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빌 게이츠 역시 “할머니와의 대화와 독서가 나를 만들었다”며 격대교육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한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엘더 교수팀은 조부모와 손자녀의 상관관계를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지리적으로 가까울수록 또 자주 접촉할수록 아이의 성적과 성인이 된 후의 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격대교육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부활하고 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자연스럽게 놀아주며 스승 역할을 했다며 빌 게이츠 회장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외할머니를 꼽았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는 늘 자선사업으로 바빴기 때문에 대부분 외할머니와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외할머니는 빌에게 책을 구입해 읽게 해 독서광으로 만들었는가 하면 또 카드놀이도 가르쳐줬다. 이와 같이 격대교육은 서양에서도 볼 수 있다. 서양의 명문들 역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자·손녀의 교육에 열성적이었다.

이러한 격대(隔代)교육이 대가족제도를 유지하던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전통교육 방식이었지만 핵가족제도로 바뀌면서 아이들을 교육하던 주체가 젊은 부부들로 또는 맞벌이가 늘면서 유치원 등과 같은 집단 교육체제로 바뀌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많은 문제점으로 도출된 사실들이 매스콤을 통하여 종종 알려져 오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에 의한 단순 지식전달 시스템인 집단교육과 달리 격대교육의 내용은 조부모가 손자녀를 가르치는 단순한 지식과 관련된 사항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를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즉 격대교육은 어느 특정한 분야에만 효과가 있는 교육방식이 아니다. 조부모의 연륜과 인맥, 자산, 손자녀에 대한 사랑이 겹쳐진, 모든 분야에 걸쳐 훌륭한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는 양질의 교육이라 하겠다.

따라서 계사년을 맞이하여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전통교육 방식인 격대교육에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들의 자제분들은 점차 성숙된 교육환경에서 자라지 않을까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