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천재와 신의 대결 '흥미진진'
바둑 천재와 신의 대결 '흥미진진'
  • 김상홍
  • 승인 2013.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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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신민준·변상일 신예 돌풍 일으켜
10대 기사들이 세계 최정상의 기사들을 꺾는 파란을 연출해 한국바둑 미래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 11일과 1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천군 초청 2013 새로운 물결 영재. 정상 바둑대결’ 에서 신진서(13·서울 충암초)초단과 신민준(14·서울 충암중)초단은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을 각각 눌렸다. 13일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에서 열린 ‘쎈돌’ 이세돌 9단과 ‘진주의 자랑’ 변상일 2단의 대국은 이세돌 9단의 반집승으로 끝이 났다.

영재. 정상 바둑대결 첫번째 대국에서 신진서 초단은 돌부처 이창호 9단을 상대로 흑을 잡고 179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대국은 중반까지 이창호 9단의 낙승 무드로 보였지만 종반 이후 대마를 둘러싼 수 읽기가 흥미진진한 대국이었다. 이날 바둑 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신 초단에 대해 “수읽기가 엄청나게 빠르다. 초읽기에 쫓기면서도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나보다 휠씬 빠르다. 수읽기가 거의 이세돌급이다. 정말 엄청난 신예가 나타났다” 라고 놀라움 금치 못했다.

국 후 신진서 초단은 “초반에는 좋지 않았는데 중반 이후에 시간 연장책을 쓴 것이 좋지 않아서 어려워졌던 것 같다. 아직 많이 약하기 때문에 올해는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것이 목표” 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이창호 9단은“신진서 초단의 실력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다. 조만간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신진서는 지난 4~6일에 열린 신민준(14)초단, 변상일(16)2단과의 영재 기사 이벤트 대결에서도 1위를 하며 최강 영재로 등극했다.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최철한 9단과 신민준 초단의 대국에서도 이변은 계속됐다.

대국은 신민준 초단의 돌이 초반에 공격 당하는 형국이었지만 오히려 중후반부터는 최철한 9단을 공격하면서 중앙에서 큰집을 지어 256수만에 백2집반승을 거둬 승리의 기염을 토했다. 신민준 초단은 “최철한 9단과 두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즐거웠다”며 “앞으로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철한 9단은 “초반에 상대 실수 덕분에 유리했는데 너무 물려선 것 같다” 라고 패인을 분석한 뒤 “중요한 승부에서 이기다 보면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게된다. 훌륭한 기사가 될 것으로 본다” 라고 밝혔다.

바둑 TV 김성룡 해설자는“정상들이 유리하더라도 방심하는 순간 역전된다. 어제와 오늘 바둑을 보니 영재들이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합천군 초청 2013 새로운 물결 영재. 정상 바둑대결’ 마지막 대국이 13일 오후1시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 2층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 하창환 합천군수의 개시선언으로 세계 1위 이세돌 9단과 변상일 2단이 겨뤘다.

바둑은 변 2단의 초반 우세 속에 진행되는 듯 했지만 중반 이후 이세돌 9단의 빠른 수 읽기로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를 지켰다.

국 후 이세돌 9단은 “초반에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바둑이었다”고 짧은 대국 소감을 밝힌 후 “이번 대국은 실력을 가늠해는 취지의 대회였다”며 “영재들의 바둑이 비슷한 스타일이라서 자기만의 기풍을 찾았으며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9단은 “오늘 변상일 선수가 이겨주기 바랬지만 오히려 내가 이겨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고 밝혔다.

변상일 2단은“ 솔직히 초반 중반 바둑이 너무 유리해 종반에는 낙관해 진 거 같다” 라고 밝혔다.

이날 김성룡 해설자는 “ 영재 대 정상 바둑대결의 대회명칭을 천재 대 신의 바둑대결로 명칭을 바꿔야 될 거 같다”며 “매년 합천군에서 이 대회를 열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대회의 성공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날 대국은 백승호 9단이 현장에서 공개해설을 맡았고 하창환 합천군수,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안동환 합천군 바둑협회장등 한국기원, 합천군 바둑협회 관계자와 일반인 150여 명이 참관했다.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은 “당초 이번대회는 영재 신예기사들이 정상급 기사들을 상대로 얼마나 버딭 수 있느냐를 가늠해보는 것이 기획의도였다” 며 “하지만 신진서와 신민준이 이창호 9단, 최철한 9단과 대등하게 겨루는 것은 물론 승리까지 챙기면서 영재들의 기량이 이미 만만치 않은 경지까지 왔음을 증명해 보이는 대회였다” 라고 밝혔다.

안동환 합천바둑협회장은 “ 영재.정상 바둑대결에서 영재들이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을 이길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며 “ 이번대회가 앞으로 영재들의 발전을 위한 대회로 확대해 나갈 필요성을 느낀 대회였다” 라고 밝혔다.

한편 이세돌 9단은 팔만대장경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지난 12일 하창환 합천군수가 마련한 만찬회에서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명예홍보대사로 제의를 받고 즉석에서 수락했다. 이는 전혀 예정에 없던 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9단은 “폐를 끼치지 않을까 모르겠다” 며 “이렇게 직접 이 자리에서 말씀을 하시니 폐가 되더라도 수락을 해야겠다” 라고 말했다. 이에 하 군수는 “ (홍보대사 수락했기에) 앞으로 10년간은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라고 밝혔다.

합천/김상홍기자 shkim@gnnews.co.kr
바둑대회
3일 오후 1시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 2층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 하창환 합천군수의 개시선언으로 세계 1위 이세돌 9단과 변상일 2단이 대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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