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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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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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동물은 지금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담비의 생태속성은 충격적이었다. 다 자라도 몸길이가 60cm를 넘지 못하는 3kg 내외의 체구가 우리나라 동물의 먹이사슬 최고 위에 있는 우산종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옛날에도 ‘호랑이 잡아먹는 담비’라는 말이 있기는 했다. 떼를 지어 다니며 협공을 해 사냥하는 영악함을 두고 이르는 말인 듯하다. 실제로 담비가 호랑이를 잡아먹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어도 담비를 경계하는 속담은 꽤 많이 전해지고 있다. 족제비과의 담비는 몸통이 가느다랗고 다리도 짧아 도무지 맹수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담비의 배설물에서 멧돼지, 고라니의 뼈와 털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다람쥐와 토끼, 청설모, 조류 등을 주로 잡아먹고 머루, 다래 등 식물의 열매도 먹는 잡식성 동물로 지금은 멸종위기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담비가 동물의 왕, 우산종으로 우뚝 선 것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적응의 결과로 얻은 진화의 소산일까. 국립과학원은 담비가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는 멧돼지 등 일부 종의 과대번식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 생태축을 확인, 보호지역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밝히고 있다.

▶담비가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다는 발표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본래 족제비과는 영악해 닭장 속의 닭을 잡아먹고 남의 보금자리를 잘 뒤진다고 한다. 담비에 잡아먹힌 멧돼지와 고라니도 병들거나 어린 새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담비보다는 먹이사슬에서 한단계 위에 있는 삵이 있다. 최근에는 이마저 멸종위기에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도심주변 야산을 점령하고 있는 들고양이들이다. 이들로 인해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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