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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와 매운탕' 기막힌 밥상에 든든한 여행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12>경북 울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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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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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
매운탕
 
대를 이어서 한 해에 두 번 정도는 경북 울진의 백암온천으로 휴가를 간다. 몇 년 전까지는 형님 덕분에 어른들을 모시고 갔었고, 지금은 딸 덕분에 단출하게 간다. 백암온천은 영덕-온정리-울진을 잇는 구조곡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는 남대천의 지류가 흐르고 서쪽에는 백암산(1004m) 북쪽으로는 서화산(494m)이 솟아 있다. 신라시대부터 약효가 뛰어난 온천으로 알려졌고 창에 맞은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 발견했다는 전설과 함께 백암사 승려가 기와집에 석조탕을 설치하여 온천욕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라돈(Rn)이 포함된 방사능 유황천으로 무색·무취이며, 수질이 매우 매끄럽고 좋다.

온천에 도착하여 먼저 체크인을 한 후 황태찜정식을 맛보았다. 찜이라면 보통 콩나물과 함께 갖은 양념을 하여 조리하는데 여기서의 황태찜은 찜이라기보다는 구이에 가까웠다. 착한 가격에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이니 깔끔해서 좋았다. 먹고 나오면서 함께 온 사람이 집에 가서 더 맛있게 해 먹을 수 있겠단다. 기대에 못 미쳤던 것 같아 어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맛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을 먹었으니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수영장으로 가니 너무 복잡하여 백암산을 오르기로 했다. 백암산에는 흰바위 백암산성 백암폭포 등이 있는데 소나무 숲과 계곡은 신선한 아름다움으로 눈이 부신다. 온천을 출발하여 천냥묘-백암산-흰바위-백암산성-백암폭포를 거쳐 내려오니 어느듯 해거름이다.

산행을 마치고 맛있는 피자를 주문하여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한다. 여행에서 진 맛은 한 잔의 술로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도 필요한데 술에 약한 나는 적당히 조금 마시고 편안하게 잘 즐긴다. 홀에는 일상에서 탈출하여 잠시나마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열기가 넘친다. 그런 와중에도 울진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마음속으로 정리한 후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울진에는 관동8경을 이루는 월송정·망양정과 성류굴, 불영계곡, 불영사, 구산·망양·양평·후정 해수욕장, 덕구온천 등의 많은 관광자원이 있는데 먼저 월송정을 찾았다. 옛 군지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때 영랑(永郞)·술랑(述郞)·남석(南石)·안상(安祥) 등 네 화랑이 달밤에 솔밭에서 놀았다고 하여 월송정이라 하였다 하며, 월국(越國)에서 소나무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고 하여 월송(越松)이라고 하였다 한다. 1980년 지금의 정자로 복원하였고 현판은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이 썼다. 그동안 나는 주로 일출을 보는 곳으로 이용해왔는데 월송정 소나무숲은 나를 매료시켜 한참을 숲에 머물러 있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해월헌으로 향한다. 해월헌은 조선 광해군 때 길주목사를 지내고 이조참판에 증직되었던 해월(海月) 황여일(黃汝一)의 종택과 별구(別構)인 대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88년에 건립된 건물로 1847년에 후손들이 현 종택 안으로 이축하여 오늘까지 이렇게 잘 보존하였다니 놀랍고, 울진 지역 상류 주택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해월헌을 지키는 종손은 ‘칠불(七不: 일곱 가지 하지 말 것)’을 가훈으로 삼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칠불은 ‘거만하지 마라, 교만하지 마라, 방만하지 마라, 태만하지 마라, 오만하지 마라, 기만하지 마라, 자만하지 마라’이다.
 
황태찜 정식 상차림
황태찜 정식 상차림


울진을 향하여 망양오징어거리 울진황금대게쉼터를 지나 울진의 쪽빛바닷길로 접어들었다. 망망대해의 청정 동해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눈이 부신다. 울진의 촛대바위와 인사를 나누며 어둠을 밝히는 빛을 멀리 골고루 잘 나누어 주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기원도 해보았다. 다시 차를 달려 울진을 향하는데 큰 망양정해수욕장이 나타났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과 옆으로 왕피천이 흘러 망양정해수욕장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망양정(望洋亭)은 그 위치가 고려 때에는 기성면 망양리 해변언덕에 세워져 있었으나,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94년 9월에 사업비 9120만원을 들여 재보수 하여 성류굴 앞으로 흘러내리는 왕피천을 끼고 동해의 만경창파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져 있으며, 그 경치가 관동팔경 중에서 제일가는 곳이라 하여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친필의 편액을 하사하였다 하며, 숙종과 정조가 친히 지은 어제시와 정추(鄭樞)의 망양정시, 정철(鄭澈)의 관동별곡초, 채수(蔡壽)의 망양정기 등의 글이 전해오고 있다.

시장 끼가 밀려온다. 읍내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찾아간 집은 너무 허름하여 그냥 나와 죽변항으로 달려가는데 그 집 상차림이 좋더라는 말을 한다. 그래 음식은 맛있게 잘 하여도 의외로 집이 허름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알지만 이왕이면 깨끗한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죽변항으로 들어서니 조용하다. 이런 날 물회. 그래 물회를 먹어보자! 어렵게 찾아간 방파제 9호 충청도횟집. 바로 찾아서 들어가 자리를 하며 물회를 주문하니 자기 집에는 아주 특별하고 맛있는 물회를 한단다. 기대해도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기다리는데 제일먼저 매운탕 냄비를 가져와 렌지에 올린다. 어~! 물회에 매운탕~? 안 어울리는데 하고 있을 때 깔끔한 찬들이 차려지고 밥과 함께 물회가 들어온다. 맛을 보니 개운하고 좋다. 즐거운 여행 중 오늘 같은 날 주린 배를 안고 제대로 찾아와 맛있는 물회를 먹는구나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다.

여기에서 말아내는 슬러시물회는 처음에는 국수는 없었으나 물회가 조금 양이 부족함을 느끼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로 국수를 함께 넣기 시작했단다. 국수가 밑에 담겨있고 그 위로 싱싱한 회를 올려 낸다. 특별한 소스로 만들어진 슬러시는 따로 대접에 담 겨 나오는데 이는 회 위에 따로 부어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이 소스는 사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한 국자 반을 넣었을 때 그 맛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식성에 따라 적당량을 넣어 먹으면 최상이다. 슬러시물회에 들어가는 슬러시 소스의 양념은 우리 몸에 좋다는 전국 특산물인 강원도 용대리산 황태, 천안 동아양봉원의 천연꿀, 전남 여수와 순창의 디포리와 고추장, 경북 울진, 의성, 상주, 경산, 봉화의 고춧가루, 마늘, 꽃감, 사과, 배 등이 들어간 특별한 소스가 들어간다. 사장님 말에 의하면 삼삼삼슬러시물회는 맛삼삼·영양삼삼, 기분삼삼, 재료삼삼해서 삼삼삼슬러시물회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보통의 물회는 초고추장과 설탕 한 스푼에 물을 붓고 얼음을 띄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 얼음이 녹으면서 국물이 싱거워질 수 있지만 삼삼삼슬러시물회는 애초에 소스를 얼려서 갈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 먹을 때 까지 똑같은 맛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 비법이라 하겠다.
 
삼삼삼물회 상차림
삼삼삼물회 상차림


물회를 먹는데 꽁치나 양념게장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고 특별하게 매운탕까지 나오니 물회가 부족할 때 밥과 함께 먹으면 여행자에겐 든든한 식사가 된다.

죽변항을 빠져나오면 바로 울진 신라 봉평비가 있다. 봉평비는 이제까지 발견된 신라비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그 내용이 풍부하고 율령(律令)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육부, 제사의례, 지방통치체제, 관등 등 여러 가지 내용이 기록되어 있고, 비가 갖는 중요한 의의가 많으므로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리라 생각된다. 잠시 둘러보고 법흥왕의 위엄을 생각하며 응봉산 덕구계곡으로 향한다. 덕구온천 입구에서 출발하여 12개의 다리를 오가며 응봉산으로 오르는 산행코스에 있는 계곡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리를 모형으로 만들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쉬엄쉬엄 오르기에는 그만이다. 열두 번째 중국의 장제이교까지 걷는 오솔길은 거의 경사가 없고 평지에 가까워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가는 길 중간 중간에 폭포가 있는데 그 중 용소폭포는 구불구불 휘어져내려 용이 몸부림치고 있는 형상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힘이 불끈 솟게 한다. 열두 번째 장제이교를 건너면 덕구온천의 원탕이다. 41도가 넘는 온천수가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특이하고 산행을 마친 후 발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족욕탕이 있어 피로도 풀고 재미삼아 족욕을 해볼 만하다.

이제 불영계곡으로 향한다. 희미한 안개 속으로 수령이 300년 쯤 된 근남면 행곡리의 처진소나무를 바라보며 그 위용에 감탄하다가 아름다움으로 눈부신 계곡을 따라 사랑바위로 향한다. 높이 4m의 절벽 위의 바위로 몸통하나에 머리가 둘로 입맞춤하고 있는 형상의 사랑바위는 사랑하는 남녀의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의 결정체로 영원히 포옹하고 있는 듯하여 연인의 사연으로 착각 했었는데, 사연을 읽어보니 연인이 아닌 오누이의 애절한 사연이 안타까웠다. 이런 사연에 잠시 넋을 놓고 있으니 벌써 어둠이 밀려온다. 아름다움이 가득한 고을이라 가볼 곳도 많지만 못 다한 이야기는 또 다음을 기약하며 울진 이야기를 마무리한다./충무중학교 교사

 
 
울진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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