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2013] 기부문화에서 희망을 찾다<3>
[희망2013] 기부문화에서 희망을 찾다<3>
  • 곽동민
  • 승인 2013.01.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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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 돌잔치 '기부꽃' 피었네
진주시 호탄동의 한 상가 사무실. 이곳에서는 얼마 전부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종석(41)·강정희(34)씨 부부가 결혼 후 10년 만에 얻은 복덩이가 둘이나 있기 때문.

지난 12일 첫 생일을 맞은 쌍둥이 형제 민승이와 민준이는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이인 만큼 부부에게뿐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다.

고생 끝에 태어난 아이가 하나라도 큰 기쁨일 텐데 쌍둥이라 기쁨이 2배라는 아내 정희씨. 남편 종석씨와 정희씨는 최근 그 기쁨을 더 크게 키우는 뜻깊은 일로 실천해 보였다. 바로 쌍둥이 형제 민승·민준이의 돌잔치 축의금 100만원을 두 아이의 이름으로 경남지역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

부부는 “우리보다 훨씬 큰 나눔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쑥스럽고 부끄러워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 그렇지만 기부라는 작은 실천으로 이런 큰 기쁨을 맛보고 나니 내 주변부터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내 정희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아, 이런 기부방법도 있구나’ 하고 알아주고 동참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남을 위해 뭔가 한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남편 종석씨는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연스럽게 아내와 이 기쁨을 어떻게 나눌지 함께 고민하게 됐다”며 “쌍둥이 형제라 기쁨 2배, 게다가 두 아이 이름으로 기부를 하니 기쁨이 4배가 되는 기분”이라며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부부가 이처럼 나눔 실천을 결심하게 된 것은 세상이 준 선물인 쌍둥이를 얻은 행복을 다시 세상과 나누고 싶어서라고. 부부는 쌍둥이 형제를 얻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부부가 쌍둥이를 얻은 사연은 그야말로 드라마를 연상케했다.

아내 정희씨는 “오랜 기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도 다녀봤지만 별 소용이 없어 시험관 아기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남편이 우리 스스로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한 달만 미루자고 했고 바로 그 한 달 사이에 임신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 종석씨는 “이런 큰 선물을 받고 나니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기부를 실천하고 나니 아내의 임신소식을 듣고 느꼈던 행복감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두 부부는 훗날 민승·민준이가 성장한 뒤에도 자신들처럼 나눔을 이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아내 정희씨는 “아직 알아 듣지는 못하겠지만 두 아이에게 ‘나보다 남을 먼저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돼라’고 가훈처럼 가르치고 있다”며 “우리가 나눔에 동참하는 것이 두 아이가 나눔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교육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의 나눔은 이번 돌잔치 축의금 기부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재단을 통해 4식구 이름으로 매월 1만원씩 기부하는 계좌를 개설한 것.

문유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서부지역본부 나눔플래너는 “민승이와 민준이 형제의 이름으로 기부된 100만원은 어린이재단 후원 아동들의 교복구입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정기 기부금도 더 많은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데 쓰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부산 등 대도시의 경우에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정해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우리 지역은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분들이 많지 않다”며 “나눔과 기부에는 이처럼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게 돼 더 큰 행복과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감사하고 소중한 날을 기념해 나눔에 동참하고자 하는 이들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서부지역본부(746-9388)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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