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지신(移木之信)
이목지신(移木之信)
  • 김응삼
  • 승인 201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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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 (서울취재부장)
이목지신(移木之信). 중국 춘추전국시대 고사다.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말이다. 중국 진나라의 재상이었던 상앙이 국민들의 불신을 없애려고 낸 아이디어라고 한다.

▶어느 날 대궐 담벼락에 이런 방을 붙였다고 한다. 이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겐 백금을 주겠다. 방을 보고도 나무를 옮기는 사람이 없자 상금을 천금, 만금으로 늘렸다. 어느 사람이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나무를 옮겼다. 그 사람은 약속대로 만금을 하사 받았다. 그 일이 있는 후 나라의 정책이 백상들이 신뢰를 얻어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불거진 ‘깜깜이 인사’, ‘밀봉인사’, ‘불통인사’ 논란이 일어났고, 인수위원들의 언론접촉 금지령에 유례없는 ‘먹통 인수위’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인수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임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고 그 정책 중에 어떤 정책은 계속해 나갈 것이고, 어떤 정책은 그만둘 것인가 옥석을 가리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데 밑받침이 되는 자료와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 때 공약한 일부 공약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때 공약한 것을 지금 와서 된다,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그런 것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 할 일이지 지금 정당이나 언론 등 밖에서 가타부타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에 문제가 있으면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도 하기전부터 그것도 공약의 정책화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대선 때에 표를 의식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공약을 만들었는가를 입증한 것이다.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가 없다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의미를 박당선인은 새겼으면 한다.

김응삼 서울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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