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통합 창원시 청사 갈등
기로에 선 통합 창원시 청사 갈등
  • 이은수
  • 승인 201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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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진단]오늘 오전 여론조사 발표…후폭풍 거셀 듯
110만 통합 창원시의 청사를 둘러싼 마·창·진해 3개 지역간 갈등이 중대 기로에 섰다.

창원시는 청사 소재지 선정과 관련하여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21일 오전 11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좌불안석의 시의회는 전전긍긍하며 발표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추진한 창원시 역시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등 집행부가 빼든 여론조사 카드는 조만간에 있을 야구장 입지선정 발표와도 맞물려 메가톤급 파장속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창원시 청사 여론조사 예정대로 발표, 갈등봉합은 미지수

창원시가 예정대로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청사와 야구장에 대해 신속한 처리로 갈등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이 창원시의 구상이다. 내년에 다가올 지방선거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자는 것이 집행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간에도 시민·사회단체간에 공방을 전개하며 핌비현상이 분출되는 등 극한 대립속에 갈등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통합 이후 시청사 소재지 논의가 본격화된 후 2011년에 지역주민간 첨예하게 벌어졌던 “시청사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창원시는 14일부터 17일까지 한국리서치와 리서치앤리서치 등 2곳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청사 소재지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벌였다. 두 기관은 각각 옛 창원·마산·진해시 별로 2000 명씩, 모두 6000 명을 표본으로 통합시 청사에 관한 의견을 조사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지역 최대현안인 시청사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자 하는 창원시의 마지막 방안”이라며 “정치권에서 해법을 찾지 못해 시민들에게 직접 의견을 물었다”고 했다.

◇공 받은 창원시의회, 복잡한 셈법에 ‘한지붕 세가족’ 전락위기

여론조사는 시에서 했지만 청사 소재지 선정권한은 결국 창원시의회에 있다. 공을 넘겨받게 된 시의회는 ‘뜨거운 감자’에 또다시 여야를 떠나 지역별로 뭉치는 분위기다. 당장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지역에 유리하게 현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생존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배종천 의장은 새해 다짐에서 “통합 창원시의 최대 관심사인 시청사와 야구장 입지 선정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110만 창원 시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어떠한 난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청사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복잡한 셈법 때문에 좀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전부터 세대결·힘겨루기 양상

여론조사 부메랑을 의식한 시의회는 대의정치에 반한다며 집행부의 공동조사 제의를 거절했다. 당장 내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치정국도 거론되고 있다.

여론조사 발표를 앞두고 통합시 내에서는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의원들은 입을 다문 굳은 표정으로 결기를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벌써부터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창원출신들은 대체로 고육지책인 만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마산 의원들은 통준위 합의사항을 존중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강성의원들은 분리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캐스팅 보트를 쥔 진해지역은 청사와 야구장을 저울질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진해출신 한 의원은 “1청사와 2청사를 분산활용하는 방안을 이번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에게 물었다”며 “균형발전 차원에서 청사를 나누고 나머지 배제된 지역에 야구장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는 시청사를 새로 건립할지, 통합시 출범 이전 통합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한 1순위 후보지와 2순위 후보지에 대한 의견 등을 다양하게 물었기 때문에 명쾌하게 결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발언수위가 높아지며 집단행동 양상 등 시의회가 크게 소용돌이 칠 수 밖에 없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창원시의회는 제25회 창원시의회(임시회)를 22∼24일까지 (3일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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