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
홍준표 도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
  • 경남일보
  • 승인 2013.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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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운 (객원논설위원,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도정 구호는 당당한 경남시대이다. 이에 발맞춰 여러 가지 새로운 변화들이 주목되고 있다. 당당한 도정을 위해 과거와 차별화되는 청렴도정이 강조되고 이에 대한 도민들의 심리적 지원은 단단하다. 투명성이 행정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정의롭고 당당한 도정에 대한 기대는 크다. 도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문제의식과 서민의 삶에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정의로운 도지사가 되겠다는 약속에서 도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이 조화롭게 실현될 것을 기대해 본다.

소신과 의지가 강한 반면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나 일관성 있는 소신이 책임행정을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도정에의 참여를 혼란과 낭비로 본다면 그 자체가 불소통이나 각종 자문위원회의 비능률성에 대한 지적은 정확한 문제의식의 발로이다. 그렇지만 참여에 따른 비능률과 부정적 측면에만 주목함으로써 도지사와 관료중심의 독주가 진행될 개연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하다. 소통의 비용은 민주행정의 필수요건이지 행정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부정적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홍 지사가 신공항 문제의 해법으로서 제시한 아이디어는 부산과 경남 중 공항 입지가 되지 않는 지역에 그에 상응한 국비 지원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며 이것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그와 함께 동남권 협력의 여러 가지 묵은 과제가 홍 지사의 리더십에 의해 가시적으로 해결될 것 같기도 하다.

홍 지사는 전형적인 정치인 출신 도지사이다. 스스로도 도지사직의 정치적 성격을 강조한다. 도지사는 행정가이자 정치인이다. 그렇지만 많은 비중이 행정가 역할에 실려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가 풍부한 국정경험을 통해 행정의 흐름을 파악하고는 있을 것이나 문제는 도지사가 어디까지나 광역자치단체의 수장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비록 부지사들과 공무원들의 보조를 받기는 하나 지방행정의 세부적 흐름에 대한 도지사 자신의 파악능력도 중요하다. 도지사가 주로 국가정치와 중앙정부의 정치적 흐름에만 과도한 관심을 가지면 도정과 지역문제가 관심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개연성이 높다.

도지사의 정치적 색채가 강할수록 도정은 정치적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지사직이 도지사 개인의 정치적 입지상승 도구로 적극 활용될수록 도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은 저하된다. 연속적으로 정치인 출신 도지사를 경험한 경남으로서는 도지사직이 도지사 개인의 정치적 외연을 확장시키는 도구로 활용되는데 따른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경남도지사는 경상남도 공동체의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경남도민의 최고 대리인이다.

인사는 도정의 합리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변수이다. 당당한 행정은 정정당당한 인사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최근 도지사 임명직 인사의 정치적 편향성은 당당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선거캠프 인사에 대한 논공행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렇지만 전문성이 필수적 자격요건인 자리에 전문성이 전혀 없는 정치인 출신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임명되면 정의로운 도지사 이미지는 임기 초반부터 결정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인사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정치적 성격을 띠는 예산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국회와 관련된 경륜이 풍부한 정치인 도지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현실적으로도 국가예산 편성과 지방재정 조정에서는 정치적 변수에 의한 우선순위 결정이 이뤄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열린 정부시대의 시·도 간 예산경쟁에서 도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역량에 의해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홍 지사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기대는 도지사 선거승리의 결정적 동인이었지만 동시에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실망의 크기는 기대의 크기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홍준표 도정의 성공은 그 자체가 곧 경남 공동체의 공익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홍준표 도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맹목적 비판보다 정치중립적 기대와 격려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협력적 거버넌스 역시 홍 지사의 역량과 진정한 노력에 대한 도민의 신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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