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만 한평생…그림 속에 담긴 진주정신
촉석루만 한평생…그림 속에 담긴 진주정신
  • 강민중
  • 승인 2013.0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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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화가' 조영제
촉석루 가을 겨울
촉석루 가을 겨울
촉석루 봄
촉석루봄
촉석루 여름
촉석루 여름
효석 조영제 화백 탄생 100년. 효석은 50여년간 진주화단을 지키며 진주 이미지를 전국에 심고, 향토 문화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촉석루만을 그려온 촉석루 화가다.

효석은 반고흐의 터치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효석의 서양화에서는 고흐의 해바라기 잔영이 남아있다. 촉석루라는 하나의 대상을 두고 이처럼 많은 작품을 낸 것도 특이하다.

효석의 촉석루에는 진주 역사 속에 스며들어 있는 진주 사람의 희망과 고뇌, 시대의 숨결과 표정을 읽어 내기 위한 지난한 작업일지가 색채로 드러나 있다.

남강에 빨래하는 여인들, 뒤벼리와 새벼리 등 진주의 상징들을 나름대로 담고 있다. 진주 사람들의 숨소리가 담겨 있는 것들이다. 촉석루 난간에 앉아 촉석루 절벽아래 빨래하러 갔던 누님을 기다리던 유년시절의 추억도 함께 담고 있다. 이는 곧 진주 사람들의 추억이기도 하다.

효석의 색채들은 진주성을 이루고 있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바위, 작은 돌멩이와 흙, 성채의 사계절을 지켜보던 나무와 나무들의 썩은 그루터기가 마침내 흙이 되어 버린 자연의 속석, 그 자연의 작은 식구로 살았던 인간과 시간들의 사유를 감지해 내는, 진주사람 아니고서아 아니 웬만한 애정을 오래도록 지니고 살아온 진주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떤 천재도 불가능한 따뜻하고 신선한 진주 언어들로 채워져 있다.

촉석루 그리기에만 거의 한평생을 보낸 그가 한 일은 촉석루라는 역사물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진주의 마음으로 또 하나의 촉석루를 새롭게 빚어낸 것이다.

따라서 그의 촉석루는 손재주로 이루어진 소묘의 차원을 초월해 있다. 인간이 지닌 선과 악, 역사를 읽으면서 느끼는 갈등과 희구, 추억과 눈물, 나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진주와 촉석루의 역사까지 꿰뚫어 보는 지혜를 자유분방한 구도와 철학적 깊이를 담은 색채로 형상화시켜 낸 진주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효석이 촉석루를 통해 담고자 했던 진주정신이란 무엇일까.

효석의 작품을 다수 소장, 관련 기획전이 열릴때마다 매번 작품을 출품하는 등 효석의 작품과 생애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류범형씨는 “효석의 촉석루는 곧 진주정신”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조영제 화백은 촉석루 그리기에만 한평생을 촉석루만을 그렸는데 그가 그린 것은 사물로서의 촉석루가 아니라 진주의 정신을 새롭게 그려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촉석루라는 일관된 주제 속에서 선과 면, 색채를 통한 화면처리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창작의 열정을 담아내고 있다”면서 “촉석루는 험난한 질곡의 근현대를 거치는 동안 효석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굳건히 자신을 지탱해 줄 수 있었던 정신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효석 조영제 화백이 촉석루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진주정신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내달 중순까지 열리고 있는 조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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