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참새와 카오스
180. 참새와 카오스
  • 경남일보
  • 승인 2013.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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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중국은 모택동이 집권하던 시절 1958년부터 1960년 사이에 사상 최악의 대기근이 일어나 약 4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당시 식량정책이 국가적 과제이던 시절 모택동이 농촌을 시찰하다 참새가 벼이삭을 쪼아 먹는 것을 보고 참새는 해로운 새라고 생각하였다. 참새 한 마리가 1년에 약 2.4kg의 벼를 소비하니 쓰촨성 농촌마을에 있는 참새 약 320만 마리가 1년에 7680t을 없앤다고 계산을 하였다. 이것은 한 사람의 쌀 1년 소비량을 240kg으로 가정했을 때 약 3만2000명 분을 먹어 없앤다고 생각하였다. 전국의 참새 수를 2억1000만 마리로 계산하니 약 70만4000명 분의 식량이 참새로 인해 없어진다고 결론을 내렸다.

베이징시는 참새 섬멸 총지휘부를 세우고 참새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1958년 노동자·농민들 300만 명에게 날을 정하여 새벽 5시에 일제히 사이렌, 꽹과리 등 소리 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고 큰 소리를 내게 하였다. 참새는 갑자기 일어난 소리에 놀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행시간이 짧은 참새들은 내려앉지 못하고 계속 날아다니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은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다행히 나뭇가지에 앉은 새들은 명사수들 손에 죽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피해 도망간 참새들은 눈밭에 미리 독극물을 발라 놓은 과자를 먹고 죽었다. 이렇게 하루 동안 잡은 참새는 8만3000여 마리, 사흘 동안에 40여만 마리를 잡았다.

전국적으로 계속 작전을 실시하여 참새들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국민들은 모 주석의 지혜에 감탄하며 참새구이를 실컷 먹었다. 그리고 이제는 참새가 거의 멸종되었으므로 풍년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모택동의 예측과는 달랐다. 중국 대륙에는 먹이사슬의 파괴로 이전에 참새가 잡아먹던 온갖 곤충이 빠르게 번식하여 참새 이상으로 곡식을 갉아먹는 바람에 대흉작이 되고 만 것이다. 굶어 죽은 사람이 58년에 172만 명, 59년에 475만 명, 60년에 1109만 명, 여파로 62년까지 342만 명이 추가로 굶어 죽어 기억되지 않은 사망자를 포함해 대략 4000만 명이 죽는 세계 최악의 대기근이 발생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공산당 간부들은 참새 소탕작전을 중지하자고 조언을 하였지만 모택동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계속적인 소탕작전을 하였다. 철강생산 정책 실패 후 정치적 입지가 약해진 상황이라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는 소련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수입하였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모택동은 이 일로 권력 2선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생태계는 단순하지가 않고 그 속에는 초기 변화에 의한 결과의 대변화가 일어나는 현대 수학의 백미인 카오스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카오스 이론은 지금까지의 어떤 수학 이론보다도 어렵고 심오하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카오스(혼돈)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말은 아니다. 학문은 가치와 의미의 체계이므로 전혀 무의미한 혼돈상태에서는 얻어낼 것이 없지만 왜 이러한 혼돈이 일어나는가 하는 과정으로서의 측면에서는 대단한 연구 가치가 있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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