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의 뱀띠해 첫 선물셋트
도립미술관의 뱀띠해 첫 선물셋트
  • 강민중
  • 승인 2013.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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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월24일 3개 기획전시 동시 개최
사본 -정승[1]
정승작품
사본 -김덕영[1]
김덕영작품
경남도립미술관(관장 김인하)은 오는 24일부터 4월 24일까지 3개 전시를 동시에 연다. 이들 전시는 현대미술전-탐하다(Seek & Desire), 2012 신소장품전, 체험전-그림자의 그림자 I이다.

명심보감에는 “만족할 줄 알면 즐거울 수 있고, 탐욕에만 힘쓰면 근심할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미술전-탐하다’전은 2013년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첫 기획 전시로 마련됐다. 10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과 우리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 도립미술관은 지난해 구입한 작품 28점 중 23점을 우선 선정해 2012년 수집의 방향과 현황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현대미술의 흐름과 그 예술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2012 신소장품전’을 마련했다.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절차는 작품추천과 부문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들의 심의와 가액평가 등을 거쳐 투명성과 객관성, 공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추천된 126점 중에서 구입작품은 28점, 기증작품은 78점으로 총 106점이 수집되었다. 부문별 구입작품은 회화 7, 서예 13, 영상 8점 등이며, 기증작품은 사진 78점이다. 특별히 영상부문의 작품이 처음으로 구입됐고, 인도네시아 현대사진이 기증됐다. 뉴미디어 부분에 처음으로 구입된 작품 중에는 1991년에 제작된 백남준의 ‘무제(Untitled)’가 있다. 이 작품은 채색된 둥근 기둥 위에 TV Monitor를 통하여 27분의 편집된 영상이 반복해서 재생되는 비디오 작품이다.

또한, 스크린 위에 영상을 확대 투영할 수 있는 광학계 투영기기, OHP(Overhead Projector)를 이용해 물질의 투명성, 색채, 문자와 단어, 질감, 구성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자의 그림자’ 체험전은 기획전시 ‘탐하다 - seek & desire’와 연계해 영상전시실에서 개최된다. 특히 다른 기획전시와도 연계해 연중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본보는 이번 기획전과 관련, 전시회를 좀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각 전시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현대미술전 - 탐하다(Seek & Desire)

2013년 경남도립미술관 첫 기획 전시로 마련된 ‘탐하다 - seek & desire’展은 탐하는 것을 주제로 배병우, 이재효, 김기철, 천대광, 김덕영, 이수경, 권인경, 윤석남, 정승, 김해진 등 10명의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탐하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지만, 그중에서 ‘찾다(探, seek)’와 ‘탐내다(貪, desire)’라는 의미에 주목했다. 때로는 칠흑 같은 동굴 속에서 실존의 원형을 더듬어 찾아가는 수도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현실의 부조리를 직시하여 새로운 이상향을 추구하는 모습을 미술 작품을 매개로 선보이고자 하였다. 이 전시회에 참여하는 10명의 작가는 개성 있는 표현 방법과 작품 소재로 저마다의 강렬한 빛깔을 마음껏 뽐내면서도 ‘탐하다’라는 주제 의식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1층 로비와 제1전시실의 작품들은 ‘찾을 탐(探, seek)’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곳은 인간의 존재, 인간관계, 주변 환경을 구성하는 자연과 현상 너머에 실재하는 원형적 의미를 찾아가는 공간이 된다. 여기에 전시된 세 작가의 작품들은 작가의 치열한 탐구 태도와 진지한 성찰의 흔적들이다.

‘원(圓)’의 작가 이재효의 작품은 모두 자연의 재료를 이용한다. 완성된 형상 속에서 자연의 재료가 주는 느낌과 둥근 원의 형상은 자연, 그 자체로 완전한 자연, 그리고 그 자연 자체의 원리와 질서를 표현한다. 원형(圓形)의 기하학적 형태를 통해 자연의 원형(原型)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의 작가 배병우에게 있어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물활론(物活論, hylozoism)적 대상으로 그 각각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 그는 존재하는 사물 속에서 항상 살아 있는 자연의 호흡과 영적인 에너지를 찾아내고, 그 생명성을 역동적으로 표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한 폭의 수묵화를 보고 있는 듯한 소나무 사진에서 실재보다 더 생생한 자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소리를 조각하는 김기철의 작품은 평면과 입체를 넘어 새로운 차원의 형상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에는 ‘찾을 탐(探, seek)’과 ‘탐낼 탐(貪, desire)’ 사이를 이어주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두 작가의 작품들은 각기 다른 소재와 표현 방법으로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에너지와 기운을 보여준다.

나무를 활용해 다양한 공간을 구성해온 천대광의 작품은 어떤 질서와 규칙이 있고 정렬돼 건축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공간을 지배하는 자연적 기운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않는다. 응축된 에너지의 표출을 보여주는 김덕영의 작품은 생생한 실재감과 긴장감이 압권이다.

특별전시실과 제3전시실은 ‘탐낼 탐(貪, desire)’에 대한 이야기다. 특별전시실에서는 김해진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그는 현대 물질문명을 상징하는 시멘트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소외된 뒷골목 구석구석을 재해석해내고 있다.

제3전시실 첫 번째 작가인 정승의 작품은 틀에 박힌 관념과 행동 양식에 대한 파괴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현대의 산업구조 속에서 기계로 똑같이 찍어낸 대량 생산품의 반복 제시를 통해 저마다의 개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린 현대 사회를 냉소적인 시각으로 제시한다.

개를 소재로 한 윤석남의 작품은 생명과 생명에 대한 일회용적인 사랑, 사라져가는 인간성으로 표현되는 현대 사회에 대한 환멸을 표현하고 있다.

도자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이수경은 불완전한 존재들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완성을 꿈꾼다.

한지에 먹으로 도시를 그리고 빛바랜 고서 일부를 콜라주로 표현한 권인경의 작품은 익숙한 도시의 모습을 낯설게 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이 도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고서(古書)라는 소재의 사용과 시선의 이동을 통해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게 해 평범한 일상을 다시 한 번 비틀어 표현하고 있다.

10명의 작가는 평면, 입체, 설치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내는 공간과 저마다의 개성으로 빚어내는 작품들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탐 - seek & desire’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성찰,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기획 전시는 작품들을 통해 ‘탐하다 - seek & desire’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우리가 지향하는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본 -윤석남[1]
윤석남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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