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한국국제대학교 간호학과장)
1년 반이 지나 이들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더니 1층, 2층 거주 노인들 간에 놀라운 큰 차이를 보였다. 바쁘게 이것저것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던 노인들에게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나 복용하던 약의 용량이 크게 줄었고, 화색이 돌며 몸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하고 기민해져 결과적으로 더욱 건강해진 반면, 오로지 ‘나’만 생각하며 손가락 하나 까닥할 필요가 없었던 2층 노인들에게선 얼굴의 화색이란 찾아볼 수 없었고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더 허약하고 나약해져 사망률도 1층 노인에 비해 두 배나 되었다.
이에 예일대 로딘 교수는 “내 몸 하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면 모든 것이 나에게로만 좁혀지고, 나의 벽을 세우게 되어 벽이 더 높게 쌓여 가는데 반해, 나무라도 한그루 심어 키우게 되면 벽이 점차 열리게 된다”고 했다. 나의 벽이 세워지면 아무 것도 흘러 들어올 수 없지만 벽이 허물어져 남들과 소통하게 되면 사랑과 지혜, 에너지가 넘치게 흘러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말끝마다 ‘나’를 많이 반복한 사람들일수록 심장병의 발병 위험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는가 하면, 미시간대학 브라운 교수는 ‘남에게 받기만 하는 사람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은 드물고, 베풂은 오히려 나의 건강을 증가시키는 것’이라 했다. 놀라운 사실은 남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하는 사람들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건강에 더 이로운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 80세 이상 노인들의 90% 이상이 자신의 인생을 후회한다며 가장 후회되는 것은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다”는 것이다. “가족에게 좀 더 따뜻한 말을 건내며 살걸”, “돌아가신 어머니께 좀 더 친절하게 대해 드렸을걸” 등등. 좀 더 많은 사랑을 베풀지 못함의 후회가 가장 큰 것이었다. ‘나를 열고 남에게 베푸는 것이 무병장수의 비결’이라 한다. ‘나’를 넘어 ‘너’ 아니 ‘우리’를 위해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는 일이야말로 ‘나’를 더욱 건강하게 단련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