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슨 獄事가 벌어질지…
또 무슨 獄事가 벌어질지…
  • 경남일보
  • 승인 2013.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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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말 그대로 벼슬(官:관), 곧 권력에서 벗어(解) 난 ‘해관(解官:권력자가 퇴임하거나 임기를 마치고 돌아갈 때)’이 되어 벼슬이 떨어지고 나면 스스로 알아서 처신하는 것부터 몸에 익혀야 한다 했다. 염량세태(炎凉世態:권세가 있으면 아첨하고, 몰락하면 냉대하는 세상의 인심)의 고사 같이 권좌에서 잘 나갈 때 누구를 만나던 커피 값, 밥값, 술값 등을 먼저 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고, 상석자리를 마련 해준다. 하나 권력의 맛을 본 사람 대부분은 ‘해관’과는 거리가 멀게 어떻게든 권력을 더 누리려고 혈안이 된다.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다 퇴임에 이르면 그 끝은 초라할 뿐 아니라 마침내 손가락질을 받아 웃음거리가 된다.

▶적은 권력이든, 큰 권력이든 한번 권력의 맛을 본 사람은 단 하루도 권력 없이는 살 수 없다 한다. 권력은 잡을 때보다 놓을 때가 더 어렵다 한다. 어떻게 하면 이 무서운 권력에 중독되지 않을까 조심을 해도 자신도 모르게 쉽게 중독된다 한다. 담배, 술 등을 당장 끊으면 금단(禁斷)현상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 같이 권력의 중독은 오죽할까란 말도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속담 같이 권력과 이익 때문에 친해진 사람들은 권력의 이익이 없어지면 멀어진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권력이란 다 그런 것이다. 권력의 한 끝이라도 쥐었던 사람이라면 이제라도 해관의 두 글자를 가슴에 새기기 바란다.

▶높은 산의 정상과 권력의 정상까지는 올라갈 수 있지만 그곳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권력자 일수록 모름지기 직책에서 물러나는 상황에서는 의연해야하며 자리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에 집착하면 결국 권력이 칼이 되어 자신을 베는 것이 인간사의 필연이다. 5년의 정권이 끝난 후 새 권력이 들어서면 또 무슨 옥사(獄事)가 벌어질지 두고 볼일이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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