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와 현수막
뺑소니와 현수막
  • 임명진
  • 승인 201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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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진 기자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목격자를 찾습니다’는 현수막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뺑소니 사고의 목격자를 찾는 내용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고 경위와 함께 신고할 경우 후한 사례금까지 준다는 현수막도 있다. 그 중에는 이미 상당한 시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불의의 닥친 사고에도 모자라 가해자가 누구인지 조차 알길이 없으니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답답한 심정을 말해 무엇할까. 그래서 거리에 현수막을 내 걸고 일말의 기대를 갖는 지 모른다.

첨단 과학수사기법이 동원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범죄는 목격자의 제보가 사건의 결정적인 단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뺑소니 사고의 경우 인적이 드문 취약시간대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여기다 뺑소니 사고는 대부분 무면허나 음주운전, 대포 차량 등 도덕적 불감증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태생적으로 가해자의 자발적인 신고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의 증언이 결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일단 현장에서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 피해를 더 키우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현장에서 즉각적인 구조활동을 펼치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건의 모든 정황을 담고 있는 CCTV의 설치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사건예방과 해결을 어렵게 한다.

설령, 사건현장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도 정작 야간인식이 가능하지 못해 사건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제대로 된 CCTV가 있었다면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라는 경찰들의 안타까움이 배인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차량 뺑소니 사고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당하는 고통은 구제할 길이 막막해 진다. 피해자의 사연 중에는 가슴 아픈 사연도 적지 않다. 도내에서 한해 발생하는 뺑소니 사고는 매년 600여 건이 넘는다. 이 중 미검거 건수도 50여 건이 넘는다. 지난 해의 경우 사망자 수만 27명에 달하고 부상자수 63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회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고는 예방이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못해 발생한 사건 해결에도 경각심을 갖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찰이 기부 등의 방법으로 방범용 CCTV 설치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근원적으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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