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약용' 이토 진사이 저서 첫 완역
'일본의 정약용' 이토 진사이 저서 첫 완역
  • 연합뉴스
  • 승인 201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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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 이토 진사이(伊藤仁齋·1627-1705)의 저서 ‘동자문’이 국내 처음으로 완역됐다.

이토 진사이는 다산 정약용에 비견되는 일본의 저명한 유학자다. 교토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1살 때 ‘대학’을 읽고 주자학(성리학)에 심취했으나 현실과 거리가 먼 형이상학적인 주자학에 실망해 일본적인 유학 사상인 ‘고의학’(古義學)을 개창했다.

이토 진사이는 주자학적 세계관에서 벗어난 그대로의 현실과 일상적인 관계에 ‘성인의 도(道)’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탈(脫)주자학적 사유가 일본 유학계에 미친 영향은 컸다. 그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유학의 일본화’ 시대를 열었다.

다산도 그의 글을 읽고 일본이 이웃나라를 약탈하는 미개한 나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유학의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여 예의를 알게 된 나라로 여겼다고 한다.

대표 저서인 ‘동자문’에서 이토 진사이는 주자학의 주석을 버리고 ‘논어’와 ‘맹자’를 원문 그대로 숙독하면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한 자신의 말을 논증한다.

그는 도가 어렵고 형이상학적인 논의가 아니라 일상에 있는 친근하고 가까운 것이며 일상생활에 쓸모가 있는 실질적인 덕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道)는 대지와 같은 것이다. 천하에 땅보다 낮은 것이 없고 사람이 밟는 것은 땅 아닌 게 없어 땅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특히 주자학의 이(理) 중심의 세계관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과 관계를 억압하고 지나치게 엄숙한 도덕만 강조해 그 폐단이 적지 않았다고 주자학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추상적인 주자학 논의가 첨예화하면서 현실에 도움이 되는 학문이 위축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한문학자 최경열 씨는 “진사이는 주자학의 형이상학적인 독단과 폐해를 제거하고 사회의 실천윤리로서 유학을 해석 수용했다”고 평가했다.

출판사 그린비는 ‘동자문’을 시작으로 그의 주요 저서인 ‘논어고의’ ‘맹자고의’ ‘어맹자의’ 등 이토 진사이 선집을 2015년까지 완역해 펴낼 계획이다.

그린비. 520쪽. 2만3천원.

연합뉴스

일본의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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