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장보기 "지갑 열기 쉽지 않네요"
설 장보기 "지갑 열기 쉽지 않네요"
  • 정원경
  • 승인 201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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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못사고 안팔려서 서러운 대목 풍경
▲설명절을 일주일 앞둔 3일 오후 진주시 중앙유등시장에 평소 휴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장을 보고 있다. 오태인기자
 
최대명절인 설을 일주일 앞둔 3일 오전 중앙시장에는 설 선물과 차례용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평소보다 붐볐다.

경기침체로 대목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설이 다가오면서 차례상 준비로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

하지만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입에선 “비싸다”라는 말이 연신 나오고 가격만 묻고 돌아서는 경우도 많았다.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구입품목을 줄이거나 양을 줄이는 경향을 보이면서 일부 상인들은 “대목이라 해도 예년 같지 못하다”며 한숨지었다.

장을 보러 온 안인순(52·진주시 신안동) 씨는 “채소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평소 많이 쓰는 오이, 호박, 고추가 제일 비싸다”며 “배와 사과 등 과일 값도 너무 올라 올해는 차례상에 올릴 것만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MF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일찌감치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왔다는 김모(49·진주시 신안동)씨는 “미리 장을 보면 좀 더 저렴한 줄 알았는데, 정작 나와 보니까 지갑 열기가 무섭다”며 “지난해 정도로 생각해 준비한 차례상 비용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씨뿐만 아니라 장에 나온 시민들은 “고사리, 도라지 등 나물류도 2~3일 전에 비해 500~1000원 정도 올랐고, 조개랑 홍합은 지난해 보다 배 이상 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시장은 손님들과 가격 흥정을 하며 물건을 파느라 분주했다. 제수용품을 구경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흥정이나 구매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어 일부 상인들은 장사가 예년 같지 못하다며 울상이었다.

중앙시장에서 30년 넘게 채소를 팔고 있다는 신덕순(65·여) 씨는 “오이, 호박, 고추가 많이 올라 지난해 1kg 1만2000~1만3000원하던 고추가 지금은 1만 8000원에 거래되고 2만 원대였던 오이 10kg의 가격이 지금은 4만~5만 원”이라며 “일부 품목이 오른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지난해보다 값이 떨어지고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일 점포를 하고 있는 이모(58·여)씨는 “올해는 한파와 작황부진 탓에 지난해 5개에 1만 원에 팔던 배를 올해는 1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설 대목이라고 해도 요즘은 품목을 줄이거나 양을 줄이다보니 수요가 줄어 마진을 안보고 장사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늘같이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손님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면서 “요즘같이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시설 좋은 대형마트로 가지 않겠냐”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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