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폭로' 협박 자살까지 이끈 女 항소심도 징역형
'관계폭로' 협박 자살까지 이끈 女 항소심도 징역형
  • 이은수
  • 승인 201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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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뜯어내고 남성을 자살에 이르게 한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허부열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2·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원심을 유지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다.

김씨는 2007년 7월 애인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시중은행 직원 A(당시 47세)를 협박, 4년여 동안 418차례에 걸쳐 5억 31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2008년 12월 “가족이 우리 관계를 알게 돼 가출했다”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발신자 표시제한 전화로 일본에 있는 것처럼 가장해 병원비, 생활비 등 갖은 핑계를 대며 집요하게 돈을 요구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휴대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직장에까지 전화했다.

수사기관이 문자 메시지를 복원했더니 2010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하루에 많을 때는 30건 이상씩, 총 1400건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갖고 있던 돈이 떨어지자 아파트를 담보로 1억 6000여만 원을 금융기관에서 빌리기까지 했다.

이마저 바닥나자 저축은행, 신용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금리가 최고 연 39%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까지 받아 한 번에 10만 원에서 많을 땐 1000만 원씩 보냈다.

결국,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A씨는 2011년 11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김씨와의 관계가 주위에 알려지면 끝이라고 생각해 돈을 주기 시작했다, 가정과 직장을 잃어버릴까 버텨왔지만 둘 다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재판부는 “김씨가 별다른 직업 없이 거짓말로 A씨에게서 갈취한 돈만으로 생활했다”며 “그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물질적 고통을 주었고, 지금까지 피해회복이 전혀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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