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껍데기 아닌 제2 행정부지사 근무, '진짜 2청사' 돼야
빈껍데기 아닌 제2 행정부지사 근무, '진짜 2청사' 돼야
  • 경남일보
  • 승인 201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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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후보 때 진주의 숙원 사업인 도청 제2 청사 건립 공약을 내놓은 후 서부경남 도민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홍 지사는 혁신도시에 2년 이내에 행정절차를 완성하겠다는 공약과 2청사는 본청의 종속개념이 아니라 병립적 개념으로 운영할 것이라 했다. 도청과 진주시청에 제2 청사 관련 직원이 배치됨으로써 서부경남 발전에 필수적인 실국을 이전시켜 진주시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3개 시, 거창군 등 8개 군은 창원 본청까지 갈 필요가 없이 진주의 제2 청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

현재 경기, 강원, 전남, 경북 등 4개 도가 지역민들의 편의를 위해 출장소 또는 제2 청사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제2 청사인 북부청사를 의정부시에, 전남은 광주에 있던 도청이 무안군으로 이전 이후 동부지역인 순천시에, 경북은 북부청사를 안동시에, 강원도는 강릉시에 환동해 출장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흉내 내기식 청사 땐 반발 부닥칠 것

출장소 성격인 전남, 강원, 경북 등 3개도의 청사와 경기도의 제2 청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남, 강원, 경북은 수 십 명이 근무하는 단순민원에 그치고 있다. 7개 실국과 25개 과·담당관의 직제를 가진 경기도의 북부청사는 제2 행정부지사가 근무, 사실상 도청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경기도를 제외하곤 말이 제2 청사지 내용을 보면 빈껍데기 청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 북부청사는 직원이 300여명이 넘는 기구를 갖고 있다. 다른 3개 도의 출장소는 당초 기대와 달리 독립기구 조직체의 핵심 요건인 인사, 예산 등은 여전히 본청에서 틀어쥐고 있어 제2 청사로서 제 기능과 역할을 발휘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진주시 등 서부경남은 창원, 김해 등 중·동부 경남과 서쪽인 전남 광양만권에 비하면 사실상 개발이 제한된 38선 지역 같이 전국 6개 낙후지역에 속한다. 서부경남의 8개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16.7%로, 중·동부경남의 평균 35.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수준이다. 중·동부지역에 비해 서부경남이 낙후되고 침체한 원인은 개발독재 시절에 과도한 근린벨트에다 그린벨트의 해제 때 대규모 공단을 만들 수 있는 관리지역보다 생산녹지, 보전녹지 등 개발제한을 받는 지역이 많아 현재도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다.

제2 청사 건립은 진주혁신도 내에 연금관리공단이 입주하려고 남겨둔 1만여 평이 있어 부지 걱정도 없다. 서부경남 도민들이 진주에 도청 제2 청사의 건립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남은 중·동부지역으로 쏠림현상을 볼 때 지역균형발전이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주에 제2 청사 건립은 누가봐도 타당하다.

진주에 있던 도청은 1925년 4월 1일 새벽에 사무서류는 진주우체국을 통해 우편물로 가장해 보내고 당일 오전에 경전선 철도가 개통될 때 당시도지사(관찰사)가 간부들을 대동, 진주역에서 철도 시승을 빙자해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도망가듯 떠난 후 도청을 되찾아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63년 2월 경남, 전남, 전북, 충남, 대전 등 5개 시·도의 5개 시와 21개 시·군이 참여하는 서남지구개발촉진위원회를 구성, 1차 도청환원 추진을, 64년의 2차, 74년의 3차에 걸쳐 진주상공회의소가 주관이 돼 도청 환원추진위원회를 구성, 사력을 다했으나 좌절됐다. 지난 81년 4월 부산에서 창원으로 옮기는 법률이 공포, 결국 도청은 83년 7월 1일 창원으로 이전하고 말았다.

제2 청사는 경기도 의정부의 북부청사 같이 미래를 내다보는 청사가 돼야 한다. 단순 출장소 같은 형태가 될 때는 진주 등 서부경남 도민들은 제2 청사의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크게 실망할 수 있다. 소규모 청사에다 직원 몇 십 명이 근무하는 흉내 내기식의 청사는 서부경남 도민들은 수용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강한 반발에 부닥칠 것이다.

경기도 북부 같은 제2 청사 역할 기대

도청의 제2 청사가 진주혁신도시 내에 건립되면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도 가속화시켜 혁신도시 완성의 기폭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제2 청사는 서부경남권 도민들의 민원처리, 행정서비스 등의 대변자로서 도청과 관련된 각종 업무처리와 중개역할 및 대행은 물론 지역 발전역할에 기여할 것에 기대가 크다. 또 시책도 발굴, 도정에 적극 반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빈껍데기가 아닌 적어도 3개 실국에 제2 행정부지사가 근무하는 ‘진짜 제2 청사’가 돼야 한다. 제2 청사의 직제는 중앙정부의 승인 사항이라 힘 있는 홍 지사의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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