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국 곁들인 '칠보화반' 진주풍류의 맛
선지국 곁들인 '칠보화반' 진주풍류의 맛
  • 임명진/정원경
  • 승인 2013.02.05 00: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의 독특한 먹을거리를 찾아서 <진주비빔밥>

칠보화반이라는 애칭과 함께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진주 천황식당의 진주비빔밥의 모습. 다른지방의 비빔밥과 다르게 육회가 함께 들어간다는 특징이 있다.오태인기자

 
 
별다른 재료가 없어도 밑반찬 몇가지만 곁들여도 고추장에 쓱싹쓱싹 비벼먹는 그 맛, 거기다 참기름 몇 방울 얹히면 가히 그 맛이 천하일품이다.

한국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비빔밥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 진주, 전주, 해주는 삼주라 일컫어 대표적인 비빔밥 도시로 이름을 떨쳤다.

진주비빔밥은 그 역사와 맛에 있어서 가히 전국 최고로 자부하는 대표적인 지역 음식이다. 전주 비빔밥이 먼저 뜨는 바람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자존심 하나 만큼은 전국 최고인 진주 사람들은 진주비빔밥이 전국 최고의 비빔밥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 특유한 맛과 멋으로 뒤늦게 나마 전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진주비빔밥을 알아보자.

◇진주비빔밥 역사와 유래

진주비빔밥의 정확한 기원은 사실 알 길이 없다. 다만 정설로 전해 내려오는 것이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 격전지였던 진주성 전투에서 비빔밥이 유래됐다고 보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민관군이 수만의 일본군과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을때 간단하게 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그것이다.

밥 따로 국 따로 먹을 시간이 없어 비빔밥이 자연스레 만들어 졌다는 말인데, 사실 이건 100% 믿을 만한 사실은 아닌 것 같다. 어디까지나 ‘그렇다더라’ 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싶다.

문헌에서 나오는 비빔밥의 역사는 1800년대 말엽에 나온 ‘시의전서’라는 요리책이라고 한다. 한자어로 골동반이라고 하는 비빔밥은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이’가 소개한 적도 있다.

설 대로만 따지자면 무려 500여 년을 전해 내려왔으니 가히 세계 최고(最古)음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지금도 진주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비빔밥 전문집이 뿌리를 내리고 영업을 하고 있다.

◇맛과 멋이 조화된 웰빙 음식

진주 비빔밥은 그 맛과 모양에서 개성이 확연이 드러난다. 화려한 색채를 강조하는 전주 못지 않게 진주비빔밥도 칠보화반이라는 별칭이 있다.

칠보화반은 다섯 가지의 나물이 어우러져 마치 꽃모양 처럼 일곱가지 색채의 아름다운 모양이 나온다고 해서 붙혀졌다.

그만큼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이 다양한 데서 유래됐다. 이는 진주비빔밥의 특색 중 하나인데 사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은 지역의 사정을 고려한다 해도 대동소이하다.

계절마다 나물을 달리하고 그 지역의 고유 나물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진주 비빔밥도 매한가지다.

다만 나물의 사용방법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대표적인게 나물의 길이다. 흔히 비빔밥을 먹다보면 자연스레 입가 주변에 양념이나 밥알 등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진주비빔밥은 들어가는 나물을 손가락 마디 길이 만큼 자르고 푹 삶거나 데쳐서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즉 밥을 비벼 먹기에 좋을 뿐더러 먹는데도 부담이 없다.

진주 비빔밥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특히 입맛이 까다로운 여성층에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진=오태인기자

◇육회 소고기 선지국은 별미

흔히 제사를 지내고 나면 쓰던 나물과 탕국을 곁들여 밥을 비벼먹는 전통이 있다. 엄밀히 말해 비빔밥은 그런 형태를 띠고 있다. 진주비빔밥의 독특한 맛은 예부터 사골국물로 밥을 짓는데 있다. 그 위에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을 얹혀 놓는데 그중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육회는 백미로 손꼽힌다.

여름에는 콩나물, 숙주나물, 양배추 나물, 무 나물, 고사리, 속대기, 봄 가을에는 쪽 파를 살짝 데쳐서 같이 주물러 맛을 낸다. 요즘같은 겨울에는 정구지가 첨가된다.

계절별로 첨가되는 나물도 다양해 여름에는 호박나물, 봄 가을에는 미나리, 겨울에는 시금치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그중 어린배추나물은 항상 들어가는 주 나물 중 하나다.

이렇게 계절마다 들어가는 나물이 다르다 보니 사시사철 언제 먹어도 제각각 다른 맛을 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특징은 진주비빔밥을 즐겨 먹는 단골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진주비빔밥의 가장 큰 특색은 비빔밥에 곁들이는 국에 있다. 전주가 콩나무국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진주비빔밥은 소고기 선지국이 나온다.

진주는 예부터 소가 많아 자연스레 백정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다. 소고기가 다른 지역보다 풍부하다 보니 소안에 내장, 콩, 팥, 간 등을 잘게 썰어서 큰 솥에 같이 넣어 끊이다 보면 나오는 게 바로 선지다. 선지는 단백질과 철분이 많아 빈혈에도 유용하다고 하는데, 그 선지를 깍두기 모양으로 듬직듬직하게 썰어 무와 대파 등과 함께 간을 내다 보면 그게 바로 소고기 선지국이다.

소고기 선지국은 특히 아침 해장용으로 인기가 높아 따로 선지국만 주문해 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전통 자부심

진주비빔밥은 그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전국에서도 애호가들이 즐겨 찾곤 한다.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에서부터 유명연예인은 물론 몇 대를 거쳐 일부러 진주비빔밥을 먹으러 진주를 찾는 일반 시민들까지 다양하다.

진주에는 현재 3대째 100년이 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천황식당을 필두로 제일식당, 하연옥 등의 여러 비빔밥 전문집이 있다.

이곳에 가면 각기 독특한 식당 구조가 외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927년 부터 영업을 한 천황식당의 경우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식탁과 의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제일식당은 진주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안에 자리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비빔밥 외에도 육전이나 불고기 등의 입맛을 돋우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3대째 가업을 이어받고 있는 천황식당 김정희(60·여)씨는 “진주비빔밥은 오랜 전통의 옛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맛이 변함이 없다. 오랜 단골들이 찾아올 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진주 또한 맛과 멋에서 전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진주 비빔밥을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nnews 2015-10-11 14:53:38
천황식당 주소는 경상남도 진주시 촉석로207번길 3 입니다.
(지번주소는 경상남도 진주시 대안동 4-1) 055-741-2646

조택준 2015-10-10 15:38:20
천황식당 주소를게재 해주면좋겠 읍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