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수출 발걸음 가벼운 여행 발걸음
무거운 수출 발걸음 가벼운 여행 발걸음
  • 박철홍
  • 승인 2013.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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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화락 지속 '희비교차'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들은 타격을 입고 있지만 해외 여행객들과 해외 자녀에게 송금을 하는 부모 얼굴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지난 1월 원ㆍ달러 평균환율은 달러당 1066.54원으로 2011년 7월(1058.49원) 이후 1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107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7월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8월(1047.11원) 이후 54개월 만이다. 원ㆍ달러 평균환율은 작년 6월(1163.61원)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해 8.3% 떨어졌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기업들이 생각한 마지노선을 밑도는 수준으로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수출기업들이 생각한 환율 마지노선은 1086.20원이었다. 평균환율로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마지노선이 붕괴된 셈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원ㆍ달러 평균환율이 대기업 마지노선(1076.10) 아래로 떨어졌다. 중소기업들의 마지노선은 1090.40원이다.

특히 국내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원고·엔저 등 환율 변동에 무방비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중소 수출기업의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22개 수출업체를 설문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를 한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21%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의 45%는 원화 강세로 수출상담·계약 차질을 겪었다고 밝혔고, 채산성 악화로 아예 수출을 포기한 업체도 20%에 달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영업적자를 내는 수출 중소기업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6일 금융감독원은 2011년 재무제표가 등록된 외부감사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실적이 있는 722곳을 상대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경기침체와 환율하락에 따른 매출감소로 영업적자 기업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22개 기업 가운데 72개 기업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송금을 하는 부모들과 해외 여행객들은 모처럼의 원화 강세를 반기고 있다.

아내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기러기아빠 박 모(45)씨는 “매달 5000달러씩 송금하고 있는데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환전비용이 매달 40만원 가까이 줄었다”며 “지난해 5월 환율이 1184원까지 치솟으면서 5000달러를 환전하는 데 592만원가량이 들었지만 지금은 550만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불황 속에서도 원화강세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며 여행사들은 신바람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관광객들이 해외여행에 부담을 덜 느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환율 덕에 해외에서 숙박이나 쇼핑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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