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나노'에 밀양 미래 달렸다
작은거인' 나노'에 밀양 미래 달렸다
  • 양철우
  • 승인 2013.02.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도쿄 nano tech 2013 참관기
일본 나노 참관
엄용수 밀양시장(가운데)과 한원희 밀양시의회 의원(좌)이 이성중 파버나인 연구소장(우에서 두 번째)으로부터 일본 나노제품에 대해 설명듣고 있다.
 
나노를 밀양시에 처음 소개한 부산대학교 나노기술대학 정명영 교수는 “further is nano(미래는 나노다)”라고 단정한다. 재료는 같은데 크기를 달리하면 성질이 달라진다. 세밀하면 세밀할수록, 정교하면 정교할수록 인간이 상상하는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나노를 ‘미래의 식량’이라고도 부른다. 밀양시가 나노의 세계를 꿈꾸는 이유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그리고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나노융합산업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다. 밀양시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어 경남도 입장에선 다행”이라고 했다. 대통령 당선자도 힘을 보태고 경남도지사도 나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엄용수 밀양시장과 밀양시의회 의원 등 15명이 나노의 세계적인 추세를 둘러보기위해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nano tech 2013’을 참관했다. 참관 후 이들은 한결같이 “Must be a dream of Millyang comes true(밀양의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라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제 12회 국제나노기술종합전 및 기술회의(nano tech 2013)가 열린 3만 4360㎡ 면적의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 4·5·6홀. 이 전시장에는 주최국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독일·스페인 등 23개국 500개사에서 참가해 부스만도 800여 개나 됐다. 나노의 세계적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나노산업 관련 전시회인 셈이다. 3일 동안 참관객이 6만여 명에 달했다.

이 전시회는 2002년 신 세라믹전(Neo Ceramics)으로 처음 개최될 시기만 해도 불과 25개사에서 50부스 정도 규모였으나, 나노가 다른 산업과 접목돼 나노융합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참가국과 업체, 부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09년에는 인쇄전자전이 추가됐고, 2010년에는 Interaqua전(수처리 및 수질정화), 지난해에는 Surtech(표면처리전시회), 올해에는 나노기술종합전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이 때문에 매년 나노기술과 접목될 수 있는 분야의 전시회를 유치하고 통합하다 보니 전 산업에 걸쳐 첨단기술교류와 협력의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가 점차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덧붙여 이 전시회를 통해 몇 년 전만 해도 연구실에서 ‘만지작만지작’ 하던 나노의 수준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응용해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품목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은 2004년부터 국가관 형태로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서울대 나노응용연구센터 등 16개사에서 30부스를 배당받아 전시장 메인에 위치했다. 나노분야 기술수준이 세계 4위권임을 입증 한 장면이었다. 국내 업체인 (주)휴먼싸이디의 나노물질인 에어로졸을 이용해 만든 시연과 아모그린텍의 공기는 통과하지만 물은 침투하지 못하는 나노섬유 ‘아모텍스’, 나노 실리카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갖춘 석경AT 등이 눈에 뛴다. 일본 도시바의 나노물질을 에너지와 정보기술(IT) 제품에 접목하는 시도, 스즈키자동차가 출시한 하이브리드차에 장착된 2차 전지, 코닥·아그파가 줄줄이 쓰러졌지만 나노기술로 살아남은 후지필름에도 참관객이 붐비고 있었다. 대만의 ITRI연구소의 방수코팅을 한 기판으로 만든 휴대전화가 물에 빠진 뒤에도 작동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3DTV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파버나인코리아 이성중 연구소장은 “2013 나노테크 전시회가 작년보다 훨씬 더 진보하는 방향으로 내용이 충실해지고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속속 출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노관련 전시품들을 전시한 점도 고무적이었고, 나노 패터닝 장비 및 방법, 고정도 고정밀 나노 임프린트 소재, 각 종 고정밀 측정 장비, 구체적인 응용 사례들이 나노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시회를 참관한 소감을 밝혔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지난해 참관했지만, 나노의 발전 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면서 “일본이나 미국 등 나노 선진국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정부는 나노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를 조속히 지정해 국가 발전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나노 전시장
엄용수 밀양시장 등 참관단이 일본 나노 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밀양시 ‘나노융합산업 메카 밀양’ 꿈 실현 나서

한국전기연구원 밀양나노센터가 201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통형 나노금형 제작기술’을 기반으로 밀양시는 ‘밀양나노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나노융합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

원통형 나노금형 제작기술은 한마디로 나노인쇄전자기술이다. 이 기술은 원통 금형에 나노패턴이나 나노급 전자회로 등을 새긴 뒤 신문을 찍어내는 윤전기와 같은 원리로 제품을 생산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화폐 위조방지 필름은 물론 연간 4조 원을 들여 수입하고 있는 편광필름 등을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편광필름은 발광다이오드(LED) TV 같은 최고급 대형 TV의 화질 구현에 필요한 필수부품이다.

이성중 소장은 “밀양나노센터의 자기 부상 원통형 노광 장비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장비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노광장비 중에서는 각종의 첨단 기술들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최고의 장비임은 틀림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소장은 또 “이번 전시회서 알려진 일본 2개사의 원통형 노광 장비 중 하나는 레이저로 노광하는 방법인데 140nm 이하의 피치를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전기연구원과 같은 E-beam방법이지만, 원통 길이가 작고, 소규모다”며 “평판에 노광하는 방법이나 장비들이 여러 곳이 있었으나 8인치 미만이었는데, 매우 비싸고 비효율적인 방법이라서 원통형 노광 장비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 소장은 “밀양나노센터의 원통형 나노금형기술과 비교되는 정도의 장비를 갖춘 업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밀양시가 이 같은 세계적이고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올인’하고 이유이다. 정부에서도 엄두를 못낸 사업을 인구 10만 명밖에 안 되는 경남의 작은 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부터 타당성 조사 등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밀양시는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밀양시 부북면 제대·감천·운전리 일대 343만㎡에 나노장비 제조·제품생산 업체 150여 곳이 입주하고 나노융합연구센터가 들어설 연구단지와 교육기관을 갖춘 산단 조성을 추진 중이다. 올해 산단 지정을 받아 2014년 착공, 2016년 완공할 계획이다. 앞서 산단 내 12만 4000㎡에 들어설 나노융합연구센터는 국책 연구기관과 국내외 기업체 연구소 20여 개가 입주한다. 올해 보상과 부지 조성 공사에 이어 2015년 건물 착공, 2016년 센터 완공이 목표다. 총 소요사업비(추정)는 5900여 억 원.

엄용수 밀양시장은 “산단이 운영되면 기계·항공·조선해양산업과의 융합으로 2020년 생산유발 3조 28억 원, 부가가치 1조 7000여 억 원, 인구 증가 2만 2000명 등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밀양을 연평균 18.2% 성장하는 세계 나노융합시장(2010년 4796억 달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4일 나노산업 확산전략인 ‘나노 플러스 2020’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9300억 원을 투자해 나노 강소기업 20개 육성, 나노융합산업 매출 2500억 달러 달성, 일자리 5만 개 창출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한 지역거점 육성 방안으로 밀양과 대전, 전남 장성에 산단을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나노융합산업이란, 나노는 고대 그리스에서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1nm는 10억분의 1m로 물질의 근본을 이루는 원자의 세계에 해당한다.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은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물질을 만들고, 그들이 갖는 독특한 성질과 현상을 찾아내 정렬시키고 조합해 매우 유용한 성질의 기계나 장치, 주변장치, 시스템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필름, 태양전지처럼 재료(소재)·에너지·환경·의학·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된다.



일본 나노전시장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