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장불패(德將不敗)
덕장불패(德將不敗)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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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농협 창원지법 진주지원 출장소장)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최강희 감독.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한 기자가 “감독님께서는 용장, 덕장, 지장 중에 어떤 유형의 감독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이장”이라고 센스 있게 답변한 적이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의 유형으로 오늘날 단체장이나 스포츠감독 등 새로운 지도자에게 흔히 사용하는 얘기가 있다. 손자병법에서 나오는 용장(勇將), 지장(智將) 그리고 덕장(德將)의 세 가지 리더십의 유형이 그것이다.

‘용장’은 항상 “나를 따르라”하는 외침과 함께 군사들을 진두지휘하는 용맹함과 추진력을 갖춘 지도자이다. 두둑한 뱃심과 강인함으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남성적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삼국지의 장비와 관우 같은 인물로 화끈하게 조직을 장악해서 일사불란하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몰고 간다. 때론 놀라운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조직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렵고 방향이 잘못됐을 경우 대책마련이 어렵다.

‘지장’은 뛰어난 지략과 견문을 갖춘 전략가형 장수로 제갈공명 같은 인물이다.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날카로운 식별력과 통찰력으로 부하들을 통솔하는 지적 능력의 소유자이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상황을 장악하나 조직은 리더의 결정만 쳐다보고 있어 수동적이 된다. 능력으로 판단하므로 인간미가 부족하고 구성원 간의 결속력도 약하다.

그리고 ‘덕장’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장수이다. 삼국지의 유비에 비유된다. 품이 넓어 아랫사람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알며 부드럽게 감싸 안아 조직을 융화시킨다. 일일이 참견하고 간섭하지 않아도 부하들이 솔선수범해서 움직인다. 항상 온화한 웃음과 뛰어난 덕성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사람이다. 하지만 자칫 줏대 없이 사람 좋다는 얘기를 듣기 쉽고 중심을 잘 잡아주지 않으면 조직이 우왕좌왕 목표를 잃기 쉽다.

위기에 처할 때나 추진력이 필요할 땐 용장이 필요하고, 변화의 시기에 창조적 혁신역량이 필요할 땐 지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예로부터 용장불여지장(勇將不如智將) 지장불여덕장(智將不如德將)이라고 ‘덕장’을 최고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라고 꼽아왔다. 특히 오늘날처럼 소통과 친화력,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따뜻한 인간중심의 감성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엔 ‘덕(德)’으로 사람들을 다스리는 것을 최고의 지도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이거나 리더가 될 것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 동창회나 단체의 장으로 혹은 한나라를 이끄는 리더로서 당신은 과연 어떤 스타일의 장수일까?

논어에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라 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서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의미이다. 요즘처럼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을 따뜻하고 후덕한, 사람 사는 세상으로 바꾸려면 모두 덕을 쌓고 가꾸기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농협 창원지법 진주지원 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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