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종화" 언급…고농축우라늄 핵실험 시사
北 "다종화" 언급…고농축우라늄 핵실험 시사
  • 연합뉴스
  • 승인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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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핵실험…2~4일 뒤 방사능핵종 포집해야 확인 가능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단행함에 따라 고농축우라늄(HEU)으로 핵실험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플루토늄으로 기폭장치를 터뜨린 1, 2차 핵실험 때와 달리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했다면 핵탄두 소형화에 더 근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라늄 농축시설은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것과는 달리 대규모 시설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어디서 얼마나 농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추적, 감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이 은닉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을 계속 생산하면 자칫 핵무기 대량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핵실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고농축우라늄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실험 이후 가스가 새어 나오는 것을 포집해야 알 수 있다”며 “공중에서 포집해야 하는데 포집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 있다. 그 부분은 우리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인공지진파와 공중음파 등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우라늄 폭탄인지, 플루토늄 폭탄인지는 핵실험 2∼4일 후 포집되는 방사능핵종을 분석해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핵실험 때 발생하는 제논, 크립톤 등 방사능핵종의 비율로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며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는 방사능핵종이 포집됐으나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고정식(2대), 이동식(1대) 제논탐지 장비를 동ㆍ서해안 등에서 운용하고 있다. 제논과 크립톤을 탐지하는 고정식(1대), 이동식(1대) 장비도 중부지역에서 가동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핵실험 직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밝혀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다종화라는 말은 일단 고농축우라늄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정말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했는지 아니면 북한이 언어전술로 서방세계를 기만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핵 전문가들은 이번 3차 핵실험에서 고농축우라늄이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현재 40㎏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나 영변의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더 이상의 플루토늄 추출은 어렵다.

반면 2010년 11월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영변에 초청해 공개한 2천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연간 40㎏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한 북핵 전문가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고 2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80㎏ 정도의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농축우라늄은 핵폭발 임계질량이 15~20㎏로 6㎏ 안팎인 플루토늄보다 크다.

그러나 핵폭발에 필요한 기폭장치는 우라늄 폭탄이 플루토늄 폭탄에 비해 단순해 핵탄두 소형화ㆍ경량화에는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핵탄두를 500~1천㎏ 수준으로 제작하는 소형화ㆍ경량화에는 핵물질의 임계질량보다는 기폭장치 등의 주변장치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우라늄 농축시설은 소규모 공장과 외관상으로 차이가 없다”며 “북한은 영변 이외 장소에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별도 시설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헤커 박사도 지난 5일 연합뉴스와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ARC)가 공동 주최한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서 “북한은 숨겨놓은 시설이 있어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능력이 된다고 본다”며 “다른 시설까지 가동해서 우라늄탄 1∼2개는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한이 스스로 공개하기 전까지는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북핵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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