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각으로 고령화 사회를 보자
새로운 시각으로 고령화 사회를 보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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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경남도의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2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89만 명으로 전 인구의 11.8%를 차지하고 우리 경남의 경우 지난해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경남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41만7000명으로 전체(324만7000명)의 12.8%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2년(9.5%)보다 3.3%포인트 높아져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합천군이 31.7%로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고 의령군 30.5%, 남해군 30.4%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평균수명의 증가로 가속화되고 있는 100세 시대 고령화 문제에 다급해져 있다.

우리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아직도 그 해결책은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면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부양해야 할 인구는 크게 늘어 국민연금을 포함한 사회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 정부, 시민단체, 지역공동체, 가족과 노인이 공동해결의 과제를 안고 있다. 노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공헌과 권리가 인식되고 증진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대해 우리사회는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노인정책과 복지는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사실 정책과 복지는 그 나라의 국민적 의식수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수준이라 생각한다.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05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제정을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한 바 있고, 사회 각계에서 고령화에 대한 처방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필히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향후 30년 후 초고령사회에서 예견되는 사회적 부양시스템의 심각한 불균형을 미리 예측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평균수명이 과거 60세에서 80세로 늘어난 것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이렇게 달라진 인생주기를 반영해 55~75세 연령층을 ‘신중년 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신중년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 즉 이들을 보호대상인 노인으로 보느냐, 아니면 잠재적 생산활동 인구로 볼 것인가는 사회적으로 커다란 차이를 나타낸다. 우선 이들을 노인으로 간주해 생산활동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인구 중 20%를 차지하는 집단의 노동력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또한 이들의 조기 퇴출은 사회적 소외와 함께 퇴행성 질환을 포함한 노화의 진행을 가속화하게 됨으로써 개인과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 이들의 적극적 생산활동 참여는 청장년층이 부양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잠재적 노동력의 활용을 통한 생산성 증가뿐 아니라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적 부담도 줄이는 효과들을 동시에 거두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신중년 세대들을 비생산적 노인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그들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적 생산력으로 전환하는 것과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고령자 특성에 맞는 탄력적 고용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미래 안정성장을 향한 핵심요체가 될 것이다. 결국 오늘날 고령화 문제는 인간수명의 시대적 변화에 맞는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몇 십 년 전 기준을 적용해 ‘젊은 노인’을 대량 배출해 내는 방식으로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분명 오늘날 노인들은 과거 노인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60, 70대 고령자층도 건강하고 일할 수 있으면 우리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인적자원으로 활용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공급자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고령사회를 보는 패러다임을 바꾸고 노인기준 연령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년제도를 융통성 있게 조정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서 2040년 1650만 명의 노인인구 중 1000만 명이 일하는 사회를 한번 상상해 보라. 고령사회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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