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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 맛이 별미라면 어죽 맛은 진미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14>전북 무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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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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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
어죽
 
우리나라 겨울 기후현상의 특징인 삼한사온은 아랑곳없이 올해 계사년은 유난히도 춥다. 지난 연말에 내린 눈이 아직도 온통 설국을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군데군데 남아있어 눈 구경에 목말랐던 사람들은 아름다운 설경에 감탄을 하지만 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움츠린 몸을 활짝 펴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걷고 달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추위를 잘 이겨내는 좋은 건강 유지 방법일 것 같아 우리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무주를 향하여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길을 떠난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왕복 4차선으로 잘 다듬어진 3번 국도를 따라 산청 안의를 거쳐 거창 마리에서 37번 도로로 들어서 위천면과 고제면을 지나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 신풍령에 올라서니 온통 설국이다. 삼봉산이 있어 간혹 찾았던 신풍령휴게소는 아직도 인적 없이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지만 스키장이 있어 왕래가 많은 길이니 차가 다니는 길은 대체로 정리가 잘 되어있다. 설경에 도취되어 잠시 깊은 감상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잔설이 많이 있고 워낙 꾸불꾸불한 길이라 조심하여 운행을 해야 한다.

삼공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무주에서 첫 여행지인 구천동관광단지로 들어선다. 구천동관광단지는 무주구천동의 중심지로 덕유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를 비롯하여 관광객이 이용할 각종 시설이 집단화된 곳으로 터미널 주차장 숙박시설 유흥오락장 식당 각종 상가 등이 단지를 이루고 있으며 구천계곡의 경승탐방은 물론 무주리조트와 연계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관광단지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주차비를 징수하여 불편했었는데 이제 상가로 들어가는 것은 그냥 들어갈 수 있어 좋다. 일단 오늘 점심식사를 할 만한 식당 앞에 차를 주차하고 구천동 33경 중 일부를 감상하며 잠시 걷기로 마음먹고 탐방로로 들어간다.

입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걷을 수 있는 탐방로는 완전히 눈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며 지나갔는지 잘 다져진 눈길과 계곡의 설경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답고 편안하기 그지 없다. 이 탐방로는 구천동계곡 15경인 월하탄부터 32경인 백련사까지 6km의 완만한 계곡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보코스로서 왕복하면 약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오늘 우리는 월하탄에서 20여분을 걸어올라 16경인 인월담과 함께 만나는 아치형 철교가 나오는데 이 철교를 건너 400m를 오르면 칠봉자락에 아담한 산사 인월암까지만 왕복 약 2시간을 걸어 다녀왔다.
 


햇살이 좋아 피톤치드로 가득한 공기가 우리를 감싸니 정신이 맑아져 우리 몸은 더 활기가 넘치고 경치 좋은 곳에 푹 빠져들어 움직이니 시장끼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무주의 특별한 맛으로는 어죽 산채비빔밥 표고버섯국밥 등을 들 수 있는데 저녁 약속을 조금 격이 있게 해놓았으니 점심식사는 간단하게 돌솥비빔밥을 주문하여 먹으려는데 손님들이 너무 많다. 양해를 얻어 다른 집으로 가려고 하니 주인장은 들어온 손님께 그럴 수 없다며 다시 자리를 하기를 청하니 어쩔 수 없다. 몸에 좋다는 온갖 약재를 넣어 다려낸 물로 목을 축이며 잠시 기다리니 손님들은 차츰 빠져 나가고 우리들의 밥상이 차려진다.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다양한 산채를 정성들여 손질하여 온갖 양념으로 맛있게 무쳐낸 나물을 이불 삼아 돌솥에 살짝 눌어붙은 밥과 적당하게 비벼 한 입 먹으니 꿀맛이다. 계속 리필해주는 음식 인심도 좋아 구천동의 산채돌솥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나제통문
나제통문


점심식사 후 여유 있게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제 나제통문으로 향한다. 통일문으로도 불리는 나제통문은 무주군 설천면에서 무풍면으로 가는 도중의 설천면 두길리 신두마을과 소천리 이남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암벽을 뚫은 통문을 말하는데 무주읍에서 동쪽으로 약 19㎞, 옛날 신라와 백제의 경계에 위치하여 두 나라가 국경 병참 기지로 삼아 한반도 남부의 동서문화가 교류되던 관문이었다. 이렇듯 삼국시대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풍속과 문물이 판이한 지역이었던 만큼 지금도 언어와 풍습 등에서 특색을 그대로 간직 하고 있어 설천장날이면 사투리만으로도 설천과 무풍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단다. 추운 날이나 지나는 차량도 별로 없으니 편안하게 나제통문 주변을 걸으며 모처럼 기념이 될 만한 사진도 한 컷하고 우리가 이루어야할 화합의 역사적 의미를 새겨보면서 반디랜드로 간다.

아직도 하얀 눈이 가득한 주차장에 차를 놓고 조심스럽게 눈길을 걸어 들어선 반디랜드, 연면적 1000여 평의 지하 1층, 지상 1층의 건물로 전시실, 돔 스크린, 온실 등을 갖추고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무주의 자랑인 반딧불뿐만 아니라 2000여 종 1만3500여 마리에 달하는 전 세계 희귀 곤충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 대표 화석을 복원한 진입동굴, 나비와 곤충의 표본으로 나뭇잎을 연출해 만든 곤충나무, 우리나라와 세계의 곤충 전시 공간 등 곤충의 세계를 커다랗게 확대해 놓았다. 입체적인 영상으로 사실성을 최대화한 돔 스크린과 3D 입체 영상실에서는 곤충의 생생한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고, 생태전시실과 생태온실에서는 식물표본과 함께 곤충의 실제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천문과학관으로 들어가 천장에 설치된 돔을 통해 은하의 탄생과 별자리, 우주탐험 등에 대한 신비한 영상을 감상하고 우주인 모습도 연출하며 잠시 새로운 꿈을 꾸는 기분을 느껴보았다.
 
천지가든 산채정식
천지가든 산채정식


다시 차에 올라 가까운 지전마을을 둘러본다. 지전마을은 담장 전체의 80%가 돌담으로 되어 있어 산골 마을의 전형적인 담장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담장은 본래 기능인 주택의 경계역할을 하는 담장과 외벽의 기능을 하는 담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마을의 대부분의 담장은 이런 담장 본래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담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석담은 흙과 자연석을 혼용하여 쌓은 것으로 이어진 담장은 시각적 연속성을 주고 있으며 담의 지붕은 우리고유의 기와가 아닌 시멘트 기와로 처리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전통 가옥 남대천 노거수와 더불어 마을 전체에 식재되어 있는 감나무는 한 폭의 풍경화를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이들과 어우러진 담장 또한 산골 마을의 전형적인 형식으로 아담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제 오늘의 메인 메뉴인 천지가든의 산채정식을 만나러 간다. 얼어붙은 강은 더 춥고 쓸쓸하게만 느껴지지만 그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로 매서운 바람도 아랑곳없이 정답게 서로 의지하여 걷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니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가가 그 모습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식당으로 들어서니 손님들로 가득하다. 안내하는 방에는 예약한 대로 음식이 가지런하게 잘 차려져 있다. 더덕구이 김부각 말린도토리묵무침 깻잎장아찌 콩잎장아찌 취나물무침 감자조림 양상추샐러드 김치부침개 파래무침과 이름 모를 산채들이 군침을 당긴다. 함께한 벗들과 한 가지씩 음미해가며 무주막걸리를 한잔하니 기분이 좋다. 잘 차려진 상에 또 다른 찬들이 계속 더해지고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며 나누는 얘기는 즐겁기만 하다.

인월담
인월담
 
이제 밤이 깊었다. 자리를 파하고 일어서려는데 정확한 정보를 찾아 식당과 숙소를 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엄동설한의 산골에서 밤공기는 너무나 차가우니 바로 가까이 있는 숙소로 이동하여 방을 배정받고 남은 밤을 즐길 거리를 찾는다. 막걸리와 안주거리를 더 준비하니 화기가 다시 살아난다. 새벽녘까지 얘기꽃을 피우가다 자리에 들었으니 모처럼 늦잠이다. 해돋이가 늦은 겨울이지만 해가 중천에 있다. 오늘 아침식사는 어죽이라고 예고를 했기에 되도록 빨리 되는 시간에 예약을 했다.

어죽은 각종 물고기를 넣어 푹 고은 후 체에 내려 뼈를 추린 국물에 삶은 산채 고추장 마늘 밀가루 등을 적당하게 넣어 끓이고 거기에 불린 쌀을 넣어 퍼지면 맛이 있는 어죽이 된다. 아침부터 어죽을 먹인다고 불평이던 친구도 먹으면서 속이 편안하고 정말 맛이 있단다. 그래 언제나 이건 안 된다고 하는 것 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직면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다. 밑반찬은 깍두기와 백김치로 간단하고 장소도 협소하지만 이른 시간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으니 맛집은 맛집이다.

이제 안국사로 향한다. 잔설이 많이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차를 조심하여 오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은 막혀있고 머루와인동굴을 만난다. 적상산 일대에 무주군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산머루와인의 참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머루와인동굴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무주 산 머루와인의 숙성 및 저장·판매 공간으로 와인 하우스와 머루와인 비밀의 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굴 안은 연중 13℃~17℃의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므로 연인들을 위한 와인 키핑장을 비롯한 결혼과 만남 승진에 관한 축하 문구를 와인 병에 새겨 선물할 수 있는 애칭조각와인 택배 이벤트를 운영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눈으로 인하여 안국사에 가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무주 이야기를 마무리한다./충무중 교사

 
 
무주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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