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이상대 박사
농업은 에너지의 원천적인 제조산업인 동시에 친환경산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탄소동화작용을 통하여 태양열을 흡수하여 인류와 가축이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꿔주는 동시에 온실가스(CO₂ 등)를 흡수하여 산소로 변환시키는 원천적인 대기정화산업이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우리농업은 암울한 상황으로 치달아 한국농업의 붕괴를 점쳤지만 개방 이후 15년 동안(1995~2010) 연평균 1.6%의 실질적 평균성장을 이어왔다.
한국의 농업여건은 높은 농지가격과 임금수준으로 인해 농산물 생산비는 경쟁대상국(중국, 미국)보다 3~4배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개방 15년의 경험은 지나치게 낮은 한국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에 기초하여 형성된 한국농업의 장래에 대한 패배의식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생물인 농산물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가운데 최근의 흐름은 디자인, 브랜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생산자가 가격을 정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기준이 가격이 아닌 건강성, 안전성 등 비가격적인 요인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하게 되어 값싼 해외 농산물과의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하였다.
우리의 이웃에는 G2인 중국과 일본이라는 안정된 소비시장이 있다.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는 뒤질지 모르나 품질과 안전성으로 승부를 건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곡물파동의 여파 속에서 한국농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도약하려면 국내농업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전통적인 생산 기능 외에도 공산품 소재산업, 고령화된 노동력 등 한계적 자원의 고용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전 세계인의 고품질 식생활에 기여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 국민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농업발전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면 한국농업의 미래는 장밋빛은 아니라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기회의 땅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믿는다.
이상대박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과학센터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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