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학생회 간부 수련회와 봉사활동
색다른 학생회 간부 수련회와 봉사활동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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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지난 2월 4일은 입춘으로 경상대학교 학생회 간부 리더십 수련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보통 학생회 간부들은 새 학기를 앞두고 1박2일의 일정으로 수련회를 간다.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통하여 단합을 과시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 경상대 학생회 리더십 수련회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됐다. 이날 학생회 간부 70여 명은 진주시 주약동 약골마을과 성지동 일원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 가정에 연탄 3000장을 배달하는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하는 가구가 많다. 그것도 연탄을 배달하기 어려운, 높은 곳에 위치한 가구가 많다. 550원 하는 연탄 한 장을 배달시키려면 700원, 심한 경우에는 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트럭으로 동네 어귀까지 배달하고 나머지 거리는 한 번에 서너 장씩 일일이 손으로 갖다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주거환경이 나쁠수록 배달가격이 포함돼 연탄가격이 비싸게 되는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런 사정을 어떻게 전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수련회 비용 전액으로 연탄 3000장을 구매해 12가구에 직접 배달하는 수련회 행사를 기획했다. 학생회 간부들의 이러한 결정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나는 이날 오전에 학생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해 강의할 기회를 가졌다. 이 강의를 통해 해마다 아무런 문제 제기나 발상의 전환이 없이 답습해오던 학생 수련회를 스스로 다른 방법으로 개선한 학생회 간부들이야말로 ‘창의력 있는 사고의 주인공이며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주역’이라고 칭찬하고 격려해 주었다. 발상의 전환 그 자체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젊은이답고 대단히 훌륭한 것이지만, 주변의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은 리더십 수련회로서는 최상의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리더십은 섬김에서 나오며 주변의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 나보다는 먼저 이웃을 생각하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바로 최상의 리더십이다. 흔히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봉사는 남을 위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돕는 것이기도 하다. 봉사활동을 하고 난 뒤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은 향후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에 대한 배려심과 공동체에 대한 섬김의 리더십도 동시에 함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나는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에게 늘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경상대는 미래국제재단의 지원으로 지난해 2학기부터 경남지역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300여 명에게 ‘가난의 대물림을 막자’는 기치 아래 ‘새싹 멘토링 봉사단’ 학습지도 봉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재학생 멘토 7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중·고등학생들의 집을 방문해 1대 1 학습지도를 하거나 최첨단 화상연결 시스템을 통해 학습 및 진로지도에서 멘토로서의 역할도 한다. 앞으로 미래국제재단과 국가 및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해 경남권역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배움에 목말라하는 초·중등학생을 최소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가장 숭고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하는 ‘헌혈봉사’, ‘지리산 둘레길 지킴이 봉사’, 복지기관과 농촌 등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GNU 봉사단’, 건축학과 봉사단, 축산학과 AS봉사단, 해외봉사단 등에 학생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유형ㆍ무형의 능력을 주변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학생들을 보면서 경상대학교 학생들에게 ‘봉사’가 완전히 일반화·대중화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봉사활동이 쌓이고 겹쳐져 이번 학생회 리더십 수련회에서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입춘의 밝은 햇살이 따스히 내리쬐던 날, 약골마을에서 미래 우리 사회의 리더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갖춘 경상대학교 학생회 간부들과 함께한 짧은 시간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되돌아보면서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한 것이며 가장 훌륭한 리더십은 공동체를 위한 봉사활동이다’라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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